리, 2차례 북미 정상회담 이끌어 통일부 “처형여부 확인된 것 없어”
2018, 2019년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리용호 전 북한 외무상(사진)이 지난해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고 4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숙청 시기는 지난해 여름과 가을 사이라고 전했다.
요미우리에 따르면 리 전 외무상 처형을 전후로 북한 외무성 관계자 4, 5명이 잇달아 처형됐다는 정보도 흘러나왔다. 숙청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리 전 외무상을 비롯해 처형된 여러 명이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처형 배경에 주영 북한대사관과 관련한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2016년 주영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현 국민의힘 의원)가 한국으로 망명했다.
리 전 외무상은 ‘미국통’으로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보좌했다. 당시 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담판’이 결렬되자 현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북측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탈북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리용호의 부친은 3층 서기실의 실장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대통령의 총무비서관 자리이고 김정일 가정의 집사 자리”라면서 “그런 리용호마저 처형됐다면 많은 북한 엘리트층이 더 이상은 김정은과 갈 수 없을 거라 속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