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수석, 국회의장에 논의 요청 與의원 정치생명 걸려 개편 주저 일각 “내년 아닌 2028 총선때 도입”
2024년 총선에서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두고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의 기류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선거구제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지만 정작 현역 여당 의원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 여당에서는 중대선거구제 도입에 대해 “5년 뒤부터”라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국민의힘은 4일 주호영 원내대표 주재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여당 의원들과 중대선거구제 도입을 포함한 선거제도 개편에 대한 긴급회의를 가졌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워낙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지역구 사정에 따라 입장이 달라서 의견을 모으는 게 대단히 어렵겠구나 하는 느낌을 가졌다”고 했다. 이진복 대통령정무수석이 이날 김진표 국회의장을 찾아 “(중대선거구제를) 국회가 진지하게 토론하면 어떻겠느냐”고 했지만 친윤(친윤석열)을 자처하는 여당 의원들조차 자신들의 정치 생명이 달린 선거구제 개편에는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지역구 의원 93명 중 58명(62.4%)이 영남권 의원인 탓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현행 그대로 소선거구제를 유지하자는 분위기가 강하다. 만약 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영남권에서 30∼40%의 지지율을 얻는 민주당 후보가 2등으로 대거 당선돼 국민의힘 영남권 현역 중 누군가는 자리를 빼앗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 또 내년 총선의 선거구 획정 법정 기한이 4월 10일이지만 여당 지도부가 3, 4월경 전면 교체된다는 점도 선거제도 개편의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