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제조업]40%는 생산기지 이전 등 검토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 사용되는 네온가스 등 천연가스 가격이 최대 20배 가까이 오르는 피해를 입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 생산의 70%가량을 맡아 왔다.
국가 전략산업군에 속하는 기업들 상당수가 글로벌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대한상공회의소가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제조기업의 공급망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6곳(62.3%)이 ‘지난해 공급망 위기로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공급망 피해 원인은 복합적이다. 기업들은 공급망 위기의 위협 요인(5점 만점)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3.9점), ‘자국 우선주의 심화’(3.8점), ‘중국 제로 코로나 정책’(3.7점) 등을 가장 높게 꼽았다.
공급망 문제 해소를 위해 생산기지 이전 등 해외시장 진출 계획이 있다는 기업은 10곳 중 4곳(39.7%)이었다. 배터리(45.2%), 반도체(42.2%), 제약바이오(30.7%) 순으로 비중이 높았다. 최근 국내 3사 배터리 업체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비해 미 현지 투자를 확대하거나 캐나다·호주 등으로 ‘탈중국화’를 하며 자원 확보에 적극 나서는 점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