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규제해제 발표뒤 부동산 현장
정부가 실거주 의무 폐지 등 분양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단지) 계약률도 높아질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2월 둔촌주공 본보기집을 찾은 시민들이 단지 모형을 보며 설명을 듣고 있는 모습. 뉴시스
“중도금 대출이 안 돼서 계약금만 걸고 일단 중도금을 연체하려는 생각까지 했는데…. 이제는 대출이 된다니 다행입니다.”(전용면적 84m² 당첨자 A 씨)
4일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청약 당첨자 계약이 진행 중인 강동구 둔촌동 본보기집. 계약 이틀째인 이날 오전부터 서류를 손에 든 청약 당첨자들이 줄을 이었다. 전매제한 완화, 실거주 의무 폐지 등 각종 분양 규제가 완화된다는 발표에 계약을 서두르려는 이들이었다. 부동산 침체가 이어지며 당첨되고도 계약을 포기하는 등 계약률이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며 전날까지만 해도 본보기집이 한산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일반분양 물량만 4700여 채에 이르는 초대형 단지로 올해 분양 시장 전망을 미리 점칠 수 있는 바로미터로 인식돼 왔다. 이번 규제 완화로 12억 원 이상 주택의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져 전용 84m² 대출이 허용된 데다 전매제한 기한이 8년에서 1년으로 줄었다. 실거주 의무 요건도 사라져 입주 때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다만 계약자들 사이에서도 급격한 규제 완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용 59m²를 계약한 30대 남성 B 씨는 “정부가 집값을 잡을 의지가 없어 보여 계약을 서둘렀다”며 “지금은 금리 부담으로 집값이 안 오르는 것인데 다른 규제를 다 풀어버리니 금리가 내리면 집값이 오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기대감이 높은 청약시장과 달리 일반 아파트 매매시장은 규제지역 해제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는 서울 마포구 아현동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는 “전화하거나 직접 찾아오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며 “금리가 워낙 높아 거래 활성화가 되긴 힘들어 보인다”고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이자 부담이 있는 한 규제지역 해제로 시장 변화를 이끌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