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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 사이클론’ 미 서부 강타…캘리포니아 비상사태 선포

입력 | 2023-01-05 13:54:00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폭탄 사이클론’이 불어닥치면서 강풍과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가 예상된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와 대도시인 샌프란시스코 등 인구 밀집 지역에 피해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지역 재난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미 국립기상청(NWS)은 시속 110㎞에 달하는 돌풍을 동반한 폭풍우가 4일 내내 이 지역을 강타하고, 폭우가 5일까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른바 ‘폭탄 사이클론’은 대서양의 습한 공기와 북극의 차가운 기류가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저기압 폭풍이다.

NWS 기상학자들은 “지역 전역에 걸친 홍수와 도로의 유실, 산사태와 함께 나무들이 쓰러지고 정전이 일어나면서 상업 활동에 지장을 주고 무엇보다 인명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대응과 복구 작업에 연방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샌프란시스코는 비상 운영 센터를 구축했다.

현지 매체들은 캘리포니아 내 술집과 식당들이 폭풍 예보에 따라 문을 닫은 장면을 보도했다. 이미 몇몇 지역은 도로가 침수됐고 이로 인해 대중교통이 오랫동안 지연되기도 했다.

전력 사용과 정전을 추적하는 파워아우티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를 오가는 항공편 수십 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됐고 약 6만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홍수를 우려하는 주민들에게는 모래주머니가 배포됐다. 샌프란시스코 주민 디팍 스리바스타바는 CBS 인터뷰에서 “우리는 홍수를 매우 걱정하고 있다”며 “하루 종일 차고 앞에 모래주머니를 쌓았고 마음 속으로 기도하며 더 이상의 피해가 없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공무원들도 시민들이 사이클론 피해에 대응하는 것을 돕기 위해 24시간 체제를 가동했다. 시 공공사업부에서 일하는 레이철 고든은 “우리는 캘리포니아 북부의 가능한 한 모든 곳에서 모래주머니를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이클론은 지난달 말 미국 전역이 거센 겨울 폭풍으로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캘리포니아 북부의 일부 지역도 겨울 폭풍 때문에 산사태와 정전을 겪었고, 제방이 무너져 도로가 침수돼 1명이 차 안에서 사망했다.

기상학자인 맷 솔럼은 “이미 폭풍으로 피해를 받은 지역은 이번 사이클론으로 인해 더 위험해질 것”이라며 “국지적인 홍수와 암석의 낙하, 토사의 무너짐 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미국 서부는 최근 강수량이 평균 이하로 떨어지면서 하천과 저수지의 수위가 우려 수준으로 낮아지는 등 가뭄에 시달리고 있었다. 솔럼은 비가 내리는 건 그간의 가뭄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연속적으로 폭풍우가 몰아치면 밀려드는 물을 처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괴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주말에도, 다음 주에도 폭우를 동반한 폭풍이 몇 차례 더 올 것으로 보인다”며 “어쩌면 그 다음 주에도 마찬가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