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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가거든 산·바다에 뿌려다오”…‘산분장’ 제도화, 사전장례의향서 도입

입력 | 2023-01-05 14:37:00


화장 후 유골을 묻거나 봉안하지 않고 산이나 바다 등에 뿌리는 산분장(散粉葬)이 제도화된다.  2027년까지 전체 장례 중 산분장이 차지하는 비중을 30%까지 높이는 것이 정부 목표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을 마련해 5일 발표했다. 지난해 6월 정부의 산분장 제도화 추진 사실이 처음 보도된 이후 6개월여 만이다(본보 지난해 6월 22일자 A14면 참조).


고령화 영향으로 2020년 31만 명 수준이던 연간 사망자는 2070년 70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우리 땅에서 묘지가 차지하는 비율도 점점 가파르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산분장 제도화에 나선 건 이 때문이다. 

산분장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도 긍정적이다. 통계청이 2021년 수행한 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의 22.3%는 선호하는 장례 방법에 대해 “화장 후 산, 강, 바다에 뿌림”이라고 답했다. 산분장 정책 도입에 대한 찬반 여부를 묻는 복지부 자체 조사에서도 72.8%가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산분장을 제도화한다고 해서 유족이 원하는 곳이라면 산, 들, 바다 어디든 뿌릴 수 있게 된다는 건 아니다. 정부는 산분장 구역을 정해 두고 이곳에 유골을 뿌릴 수 있게 하기로 했다. 바다의 경우 별도의 산분장지를 마련하기 어려우므로 일부 구역만 ‘산분장 금지 구역’으로 정할 방침이다. 주철 복지부 노인지원과장은 “(식수원으로 활용되는) 강의 경우 정서적 측면에서 산분장을 허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충남 보령시에 개관한 국립수목장림 부지의 일부를 산분장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편 복지부는 2027년까지 화장로를 52기 추가해 총 430기로 늘리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사망자가 급증하며 화장시설이 부족해졌던 것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이다. 또 생전에 자신이 어떤 장례를 희망하는지 결정하는 ‘사전장례의향서’ 제도도 2024년 도입하기로 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