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과징금 처분을 받은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네이버 측 소송대리인은 전날 네이버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 명령 취소 소송의 심리를 맡았던 서울고법 행정6-1부(부장판사 최봉희·위광하·홍성욱)에 상고장을 냈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20년 10월 네이버가 비교 쇼핑 서비스인 네이버쇼핑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해 자사(스마트스토어)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린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네이버가 검색 서비스에서 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해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변경해 부당하게 검색 결과 노출 순위를 조작해 시장 경쟁을 왜곡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공정위는 또 네이버가 노출 순위를 결정하면서 스마트스토어 상품·서비스에 가점을 부여하고, 알고리즘 개편에 따른 주된 사항을 경쟁사에는 알리지 않아 시장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지적했다.
네이버 측은 이런 공정위 처분에 반발해 지난 2021년 3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네이버는 검색 알고리즘에 대한 개선 작업을 수시로 진행해왔고, 공정위 조사가 이뤄진 기간에도 수십 회에 걸친 개선 작업이 있었지만 임의적으로 조사 결과를 판단했다며 반박했다.
하지만 지난달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해 자사 제품을 상단에 노출한 행위는 불공정 거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네이버 측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정하면서 스마트스토어 상품의 노출 빈도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해서 분석하고 계획을 수립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네이버가 비교 쇼핑 서비스에서 구축한 시장 지배적 지위를 오픈마켓 시장에서도 남용할 수 있다고 봤다. 네이버의 비교 쇼핑 서비스 시장 내 알고리즘 조정이 오픈마켓 시장의 경쟁 제한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지위를 남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네이버의 검색 알고리즘 조정 행위는 차별”이라며 “네이버 쇼핑이 소비자 요구에 맞는 최적의 상품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자사 입점 상품이라는 이유로 상위에 노출하고 고객을 유인한 것은 불공정 거래 행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