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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수학이 좋아요!” 서울 난우중의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수학 수업’

입력 | 2023-01-05 19:00:00

수포자를 수호자로 바꾸는 길은 생각하는 힘 키우기에서 출발




어려운 수학 대신 재미있는 수학. ‘수포자(수학 포기 학생)‘를 양산하는 한국 교육이 넘어야 할 산이다. 수학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를 배출한 한국이지만, 한국 중·고생 사이에는 수포자가 넘쳐난다.

서울 관악구 난곡에 자리한 난우중은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난우 수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수호자(數好者.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를 만들기 위한 수학 교육을 하고 있다. 이 학교는 학생 스스로 수학 개념과 원리를 발견하고 터득하는 수업 방법을 도입해 수학에 대한 공포를 가시게 해준다. 

특히 학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1학년 수학 수업이 주목받고 있다. 수업에서는 대안 수학 교과서인 ‘수학의 발견’을 활용하고 있는데 수학적 사고력을 기르는데 목표를 둔 신개념의 수학 교과서다.

서울 난우중 1학년 수학 수업. 노트북과 온라인 수학 프로그램을 이용해 학생들이 수업 몰입도를 높이고 있다. 난우중 제공


이빛나 수학교사는 “1학년 수학 시간에 보조 교과서로 ‘수학의 발견’을 활용해 학생들이 수학 개념과 원리를 스스로 발견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서울시 교육청이 작년 1학년 학생들에게 지급한 태블릿 PC로 온라인 수학 교육 프로그램인 ‘데스모스 액티비티’에 접속해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수업에서 답 맞추기보다 개념 이해와 이해한 걸 말과 글로 표현하는 걸 장려하다 보니 학생의 발표력과 표현력도 향상됐다”는 얘기다. 

교사들은 수업 시간에 학생들이 드는 빨강(모르겠음), 노랑(약간 어려움), 초록(이해 됨)의 의미를 지닌 신호등 컵을 보고 학생들의 이해 정도를 파악하는 등 다양한 수업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학생들은 새로운 수학 수업을 처음에는 힘들어했지만, 지금은 학생-학생, 교사-학생의 소통을 통해 수학을 알아가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고.

수호자를 만드는 수학 수업은 수학교사들이 주 1회 공동 연구를 통해 학생 참여와 발견 중심의 수학 수업 방법을 연구한 덕에 만들어졌다. 기본 학력 담당 나미영 교사는 “학생들이 수학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 대해 고무줄 놀이처럼 시작하는 방법을 알고 이해하면, 고무줄 높이가 높아져도 재미있게 도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학생들이 교과목에 흥미를 갖도록 다양한 수업 방법을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1학년 수학 수업을 참관한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은 “선생님들의 노력과 디지털 기기가 융합해 수학 수업의 혁신을 가져왔다”며 “학생들이 공부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데 도움을 주는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플랫폼 확산에도 속력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승기자 urises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