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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도지사보다 돈 더 쓰는 교육감 선거, 그 돈 학생에게 쓰자

입력 | 2023-01-06 00:00:00


지난해 6월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교육감 후보들이 시도지사 후보들보다 선거비용을 더 많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집계 자료에 따르면 17개 시도교육감 후보자 61명이 쓴 선거비용은 약 660억 원으로 후보 1인당 평균 10억8300만 원꼴이다. 시도지사 후보자 55명의 선거비용은 1인당 9억800만 원인 499억9000만 원이다. 교육감 후보의 씀씀이가 시도지사 후보보다 1인당 평균 1억7500만 원 컸던 셈이다.

이 중 교육감 후보들이 법정 득표율을 넘겨 국고에서 보전 받은 비용은 560억 원이다. 이를 포함해 교육청이 교육감 선거용으로 편성하는 총예산은 2000억 원 규모다. 하지만 상당수 유권자들은 지방선거일에 교육감 선거도 같이 하는 줄 모른다. 교육감 후보의 공약은커녕 누구인지도 모르고 진보 후보인지 보수 후보인지만을 따져 표를 던지는 경우가 태반이다. 교육감 선거를 ‘깜깜이 선거’라고 하는 이유다. 그런 선거에 세금을, 그것도 시도지사 선거보다 많은 세금을 쓰는 게 맞나.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교육감 후보들은 정당의 지원을 받을 수 없어 선거를 치르며 개인 돈 수억 원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거 빚을 갚기 위해 뒷돈을 받거나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등의 죄목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교육감이 2007년 교육감 직선제 시행 이후 10명이 넘는다. 당선 후 교육보다는 선거비용 회수와 다음 선거 준비를 위해 출판기념회를 여는 데만 관심을 쏟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교육감 직선제는 교육의 자주성과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구현한다는 명분으로 도입됐다. 그러나 그 취지는 살리지 못한 채 혈세를 축내고 교실의 정치화를 부추기는 부작용이 반복되고 있다. 선진국은 미국의 일부 주를 제외하면 교육감을 주민 선거로 뽑는 나라를 찾기 힘들다. 프랑스는 대통령이, 일본 영국 독일은 자치단체장이 임명한다. 시도지사 연합후보제(러닝메이트제)를 포함해 여러 대안을 놓고 사회적 공론화에 나설 때가 됐다. 교육감 선거에 쓰는 2000억 원이면 초중고에 다목적 강당 40개를 지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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