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착용 안해도 우리 딸들” 반정부 시위 의식 립서비스일 수도
신정일치 국가인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사진)가 여성의 히잡 착용을 의무화한 법 규정을 완화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가 좀처럼 가라앉지 않자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현지 시간)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이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히잡을 완벽하게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향해 종교적 규율을 어겼다거나 이슬람 혁명에 반한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또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더라도 그들은 우리의 딸들”이라며 “(그들 역시) 종교적, 혁명적 의식에 참여하는 이들”이라고 강조했다.
하메네이는 지난해 12월에도 히잡 착용 의무화 규정 완화를 시사했다. 지난해 12월 6일 국가문화위원회 회의에서 “이란 최고위원회는 국가의 다양한 분야에 걸쳐 문화적 약점을 잘 관찰하고 인식해 더 나은 상황으로 나아가기 위한 현명한 해결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당시 모하마드 자파르 몬타제리 검찰총장 또한 히잡 의무화 규정 재검토를 시사했다. 고위 당국자들의 잇따른 발언이 나온 만큼 이란 당국이 1979년 이슬람 혁명 후 내내 강제해 온 여성의 히잡 의무화 규정에 손을 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카이로=강성휘 특파원 yol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