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금융公 보증 대출 이용 중이면 소득 관계없이 최대 4년 상환 유예 경매 넘어갔다면 市가 이자 부담 피해 상담-지원 ‘원스톱 창구’도 마련
최근 전국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서울시가 이른바 ‘깡통전세’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신혼부부와 청년에게 최장 4년간 대출 상환을 연장하고 이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피해자에 대한 법률 지원을 강화하고,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등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정보 공개도 확대한다. 시는 5일 이런 내용이 담긴 ‘깡통전세 피해 예방 및 지원 대책’을 발표하고 이달 중 실시한다고 밝혔다.
○ 최대 4년간 대출상환 유예
시는 현재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을 서면 시와 협약을 맺은 은행이 최대 2억 원까지 보증금을 대출해주고, 시가 일부 이자를 지원하는 제도를 운영 중이다. 시는 먼저 이 제도를 이용 중인 신혼부부나 청년이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소득, 연령 등과 관계없이 대출 상환을 4년까지 유예해 주기로 했다.
또 이 제도를 새로 신청한 신혼부부와 청년에게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 보증료를 전액 지원한다. 전세보증금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임대인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보증금을 지급하고, 임대인을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 피해 상담·지원 원스톱 서비스
전세 사기 피해자를 위한 ‘원스톱 상담 창구’도 마련된다. 시는 기존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를 확대 개편해 분쟁 조정과 대출, 가격 상담 등의 기능을 모두 통합한 ‘서울시 전·월세 종합지원센터’를 다음 달부터 운영한다. 이곳에선 시 공무원과 공인중개사, 변호사 등 전문 인력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전세사기 피해 예방을 위한 시스템도 강화된다. 시는 건축물 소유자 정보, 주택 매매 및 전월세 거래 정보 등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악성 임대인 의심 사례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또 자치구와 함께 불법 중개 행위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전세 사기로 의심되는 경우 경찰과 관련 정보를 공유하며 수사에 협조할 방침이다.
임차인들이 깡통전세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시가 산출하는 부동산 정보의 접근성도 높이기로 했다. ‘서울주거포털’(housing.seoul.go.kr)이 공개하는 자치구·주택유형별 전세가율은 이달부터 다방, R114, 부동산플래닛 등 민간 부동산 앱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유창수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전 재산에 가까운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고통받는 신혼부부와 청년들을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며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계속 모색하며 전세사기 예방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