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턴디지털, 키옥시아 인수하면 1위 삼성전자와 경쟁구도 재편
낸드플래시 반도체 세계 2위 업체 일본 키옥시아와 4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합병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일 ‘낸드플래시 연합군’이 현실화한다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이 1위 삼성전자와 이들 간의 양강 구도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현지 시간) 미 블룸버그통신은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양사를 하나의 상장회사로 키우는 방안을 두고 지난해 말부터 합병 협상을 재개했다”고 두 업체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다만 합병 논의는 초기 단계여서 협상 결과는 유동적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2021년 8월에도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를 200억 달러(약 25조 원)에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일본 정부의 반대 등으로 무산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1.4%로 1위였고 이어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솔리다임 포함 18.5%), 웨스턴디지털(12.6%) 순이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하면 3분기 기준 점유율 33.2%로 삼성전자를 추월해 1위가 되며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2위가 된다.
시장 점유율이 올라가 지배력이 높아지면 생산량 조절을 통해 시장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생산 원자재 확보 및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해져 영향력도 커진다.
당장 낸드 시장 2위 자리를 내놓게 된 SK하이닉스와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삼성전자 모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키옥시아 최대 주주는 현재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다. SK하이닉스는 2018년 키옥시아에 4조 원을 투자하며 컨소시엄에 들어갔으나 전환사채와 펀드 출자 형식이라 현재 지분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