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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날 결박 뒤 기름 뿌리고 불붙여…20대 ‘온몸 화상’ 입힌 또래 악마들

입력 | 2023-01-06 09:28:00

가해자들이 강제로 끌고 나온 피해자에게 두건을 씌운 채 의자에 앉히고, 발목을 결박하는 모습. (SBS 갈무리)


생일을 축하해준다는 명분으로 알고 지내던 20대 청년을 공터로 끌고 가 결박한 뒤 온몸에 불을 붙인 또래들이 초범이라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분을 받은 사건이 전해졌다.

5일 SBS에 따르면, 피해자 박모씨(당시 22세)는 2년 전 벌어진 폭행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졌다.

사건은 지난 2020년 7월 15일 밤 11시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씨와 알고 지낸 지 한두 달가량 된 또래 청년들이 ‘생일을 축하해주겠다’며 박씨를 찾아온 것.

이들은 어머니가 운영하던 노래방에서 일을 돕고 있던 박씨에게 두건을 씌운 뒤, 양팔을 붙잡고 강제로 차에 태워 인적이 없는 어두운 공터로 끌고 갔다.

가해자들은 박씨 주변을 에워싸고선 그의 발목까지 테이프로 꽁꽁 결박했다. 이후 박씨 주변에는 휘발유가 뿌려졌고, 양 무릎에는 폭죽이 올려진 채 불이 붙여졌다.

폭죽의 불꽃이 휘발유에 떨어지면서 불은 박씨에게 옮겨붙었다. 박씨는 “너무 뜨겁고 아프고 고통스러워서 (땅에) 자빠졌다. 가해자들은 묶여 있는 사람 보고 그냥 구르라고 하더라”라고 회상했다.

피해자에게 남은 상처. (SBS 갈무리)

이어 “그냥 계속 타고 있었다. ‘이대로 죽는구나’ 싶었다. 제발 119 좀 불러달라고 했더니, 가해자들이 (여기는) 음산해서 구급차가 쉽게 찾아오지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 사고로 박씨는 전신 40%, 3도 화상의 중상을 입었다. 그러나 가해자들은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씨 어머니는 가해자들에 대한 엄벌을 원했지만, 감당 못할 치료비에 합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박씨 어머니는 “검사 말이 어차피 내가 합의를 해도 집행유예, 안 해도 집행유예라고 하더라”라며 “그러면 치료비를 아예 못 받지 않나. 어쩔 수 없이 울며 겨자 먹기로 (합의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박씨는 피부 이식 수술에 재건 치료 등 현재까지 들어간 치료비만 합의금의 두 배를 넘은 1억여원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치료비라도 해달라고 요구했더니, (가해자 부모가) 본인 애들은 돈이 없다고 하더라”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 측은 현재 민사소송을 추가로 제기한 상황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