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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고발 난무하는 변협회장 선거…“둘로 쪼개질라” 우려도

입력 | 2023-01-06 14:50:00


3만여 변호사를 대표하는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선거전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후보간 비방전이 가열되고 있다. 직역 수호, 사설 플랫폼 대응 등 정책 경쟁은 사라지고 고소·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변협은 13일 사전투표, 16일 본투표로 52대 협회장을 뽑는다. 김영훈(59·사법연수원 27기), 안병희(61·군법무관시험 7회), 박종흔(57·연수원 31기) 변호사가 도전장을 냈다.

변협 회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양형위원회 위원, 검찰총장, 대법관 등 법조계 주요 인사 선임에 추천권을 행사하는 등 영향력이 막강하다. 전국 변호사의 징계권과 각종 정부 위원 추천권도 행사할 수 있다.

최근 변리사, 세무사 등 유사 직역의 소송대리권 확보 움직임이 거세지면서 변호사들의 관심은 직역 수호, 직역 확대 방안에 쏠려 있다.

김 후보는 로스쿨 교육과정에 유사직역 교육을 포함하겠다고 공약했고 안 후보는 별도 전문가 조직을 통한 입법 추진을 내세웠다. 박 후보는 변호사 없이 재판하지 못하는 필수주의 도입을 주장한다.

사설 플랫폼 ‘로톡’ 가입 변호사의 징계 여부에는 후보간 입장이 갈린다.

51대 변협의 부회장인 김 후보와 수석부회장인 박 후보는 “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안 후보는 근본 대안이 필요하다며 다른 소리를 낸다. 변협은 지난해 변호사가 비변호사의 광고서비스에 참여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마련했다.

후보간 입장이 부딪히고 여야 선거전으로 흘러가면서 소송전도 벌어지고 있다.

5일 김동현 변호사는 안 후보가 51대 선거 당시 자신을 폭행했고, 최근 이 사실을 알리자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며 폭행과 무고죄로 고소했다. 김 변호사는 김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집행부의 회비 남용을 지적한 자신의 선거 공보물을 변협이 발송하지 못하게 막았다며 가처분 신청을 내 인용 결정을 받았다.

명함 앱 ‘리멤버’에서 진행된 회장 선거 여론조사를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김 후보와 박 후보는 51대 집행부를 계승했고 안 후보는 반대하는 입장이라는 점을 아느냐’ ‘변협의 법률 플랫폼 탈퇴 종용 행위에 공정위가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사실을 아느냐’는 문항이 편파적이라는 게 김 후보 측 주장이다.

김 후보는 5일 “여론조사라기보다 여론조작에 가깝다”며 “공적 영역인 변협 회장 선거에서 플랫폼 기업들이 사익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서초경찰서에 리멤버 운영사 드라마앤컴퍼니를 업무방해죄로 고발했다.

노골적인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네거티브 선거를 중단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 “누가 당선되더라도 변호사 업계가 둘로 나뉘어 다시는 회복될 수 없는 선을 넘을까 우려된다”는 글을 남겼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