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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춘제기간 21억명 대이동 예상…코로나, 대도시→시골로 확산

입력 | 2023-01-06 17:05:00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 연휴 기간에 연인원 20억9500만명의 이동이 예상된다고 중국 교통운수부가 6일 발표했다.

신화망 등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보다 2배 많은 수치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의 70%까지 회복된 수준이다.

이는 중국이 이른바 ‘제로 코로나’라는 고강도 방역책을 사실상 폐기하면서 귀향이나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오는 21일부터 27일까지 약 일주일에 이르는 이번 춘제 황금연휴에는 통상적으로 귀향 및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한다. 매년 중국 철도 등 교통 당국이 춘제를 전후로 40일간 ‘춘운’이라는 특별 운송기간을 설정해 대응한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동안 중국 정부는 춘제 때 성·시·자치구의 경계를 넘는 이동을 제한해 왔다. 2021~2022년 춘절 당시 중국 정부는 감염 확대를 막는다는 이유로 귀성과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올해 춘절은 4년 만에 이동 제한이 없는 연휴가 되는 셈이다.

중국 교통운수부는 귀성 등 친족 방문이 이동의 55%를 차지하고, 여행의 비중은 10% 정도로 되는 것으로 추산했다.

◇“기차역 가는 게 걱정” 귀성 안 한다는 이들도 나와

제로 코로나 완화 이후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 내 감염이 급증하면서, 춘제 대이동으로 의료 자원이 부족한 농촌이나 중소 도시로 감염이 한꺼번에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감염 위험을 의식해 귀성을 포기한 이들도 있다. 베이징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도라 왕(31)은 영국 가디언 인터뷰에서 이번 춘제 기간 고향 다롄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임신 5개월인 왕씨는 “기차역이 꽉 차서 정말 걱정된다”며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임신부는 장거리 여행 중에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부모님이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됐지만 지금은 변이가 너무 많아 본인이 걸리는 게 가장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본토 밖에 거주하는 이들도 귀향을 주저하고, 중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 또한 코로나19를 퍼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피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홍콩에서 유학 중인 중국인 유학생은 가디언에 “지금 본토에서 대규모 감염이 발생하고 있고, 집에 있는 동안 감염되면 새 학기에 다시 (홍콩으로) 돌아올 수 없다”고 토로했다.

◇도시 감염 시골에 퍼질라…대비 서두르는 보건당국

이런 가운데 중국 대도시들은 코로나19 정점을 막 지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CNBC에 따르면 래리 후 매쿼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 주요 도시의 지하철과 도로 데이터를 봤을 때 교통량이 반등하고 있으며, 이는 최악의 코로나19 파동이 지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지난 며칠간 중국 남부 광저우와 관광 도시 싼야는 코로나19 정점을 통과했다고 발표했다.

문제는 농촌 지역이다. 최근 상하이 의학 연구진은 중국 보건부가 후원하는 저널 ‘프론티어스 오브 메디신’에서 농촌 지역과 중국 중서부의 더 먼 지역은 1월 중순에서 말에 감염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진은 춘제 기간 광범위한 여행으로 인해 감염이 극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외진 지역에 사는 노령층과,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심각한 증세를 겪을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골은 의료시설과 중환자실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려가 더 크다.

보건당국도 대비에 나섰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지역 당국들이 춘제 기간 동안 의약품 유통을 강화하고, 농촌 지역의 의료 기관과 요양원 등의 수요를 충족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사람들이 얼마나 거리로 빨리 돌아오는지에 따라 중국은 3월 말까지 코로나19와 공존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