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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 번복·거짓말로 수사 기만한 이기영…검찰, 강도 높은 수사 개시

입력 | 2023-01-06 17:23:00

6일 오후 검찰이 이기영(31)을 대동해 파주시 공릉천 일대를 현장검증하는 모습. 이기영은 이 일대에 50대 동거녀의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수사 과정에서 잦은 진술번복과 거짓말·허풍으로 일관해 수사 인력들을 고생시켜온 이기영(31)을 상대로 검찰이 제대로 된 ‘범죄심리분석’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6일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강도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을 상대로 현장검증, 사이코패스(psychopath·반사회적 성격장애)를 비롯한 범죄심리분석 등 본격 수사에 돌입했다.

이날 검찰은 이기영을 대동해 그가 동거녀의 시신을 유기했다는 파주 공릉천 일대 현장검증에 나섰다.

검찰은 이기영의 살해방식, 살해도구, 시신유기장소 추정지 등을 확인함과 동시에 이기영의 진술 신빙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파악할 방침이다.

또한 이기영을 상대로 대검찰청 통합심리분석을 진행할 방침이다. 경찰에서는 ‘진단불가’ 결론이 났지만, 검찰에서는 제대로 진단해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앞서 경기북부경찰청은 프로파일러들을 투입해 이기영에 대한 사이코패스 검사를 진행했으나 이날 ‘진단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사이코패스를 판별하는 일부 항목에 대한 평가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검사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평가자료가 부족한 부분이 있어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보고 검사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이기영이 사이코패스 검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말을 바꾸며 검사의 신뢰성을 떨어지게 해 경찰이 검사를 중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기영은 시체유기 지점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고 거짓말을 하며 경찰수사에 혼선을 줬다. 또 ‘건물주 손자’라며 허풍을 떨고 다니기도 했다.

검찰은 이 같은 경찰의 조사결과를 참조해 이기영에 대해 심층 범죄심리분석을 진행할 방침이다.

아울러 검찰은 이날 오후부터 이기영을 대동해 파주시 공릉천 일대 동거녀 시신유기 장소 일대를 둘러보는 등 현장확인과 검증을 실시했다.

이기영은 짙은 수인복을 입고 마스크를 착용했으며 포박된 채로 현장검증에 따라나섰다.

이기영은 지난 3일 약도까지 그려주면서 경찰에 상세한 시신유기 지점을 알려줬다. 콘크리트 방호벽 옆 천변에 땅을 파고 가방에 담긴 집주인(50대 동거녀)의 시신과 범행도구를 묻었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기영의 구체적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3~4일 이틀간 해당 지점에서 굴삭기와 수색견, 수중인력을 동원해 집중수색을 했으나 아직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이코패스 검사는 면담, 유년기 환경 등 여러 항목을 복합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그런데 이기영은 경찰을 상대로 사이코패스 여부를 알기 어렵도록 의도적으로 말을 바꾼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경찰이 중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송치 과정에서 경찰한테 ‘마지막 선물을 주겠다’며 시신 유기지점을 알려줬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경찰들 고생만 시켰다”며 “이기영은 전반적인 수사에 개입하며 자기가 주도권을 잡고자 하는 것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