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부산 빌라모녀 살해 혐의 50대 이웃…정신과 약 섞은 도라지차 먹인 뒤 범행

입력 | 2023-01-06 19:23:00

부산 고등·지방법원 전경 ⓒ News1


지난해 추석 연휴 부산 양정동의 한 빌라에서 이웃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50대 여성 A씨는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들에게 약물을 먹인 뒤 숨지게 한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태업 부장판사)는 6일 살인·상해·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마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과 국민참여재판 진행에 대한 A씨 측의 의견을 확인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5년 7월쯤부터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으며, 초등학교를 중퇴해 글을 읽지 못하는 등 직업을 갖기 어려워 수익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A씨는 월세, 기타 생활비 등으로 지출이 많아지면서 카드 대금을 납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사위와 둘째 딸로부터 빌린 돈을 갚지 않으면 ‘압류하겠다’ ‘고소하겠다’ 등의 말을 들으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던 A씨가 이웃인 40대 여성 B씨의 귀금속(시가 600만원 추정)을 노리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봤다.

A씨는 지난해 9월11일 오후 11시쯤부터 12일 새벽사이 B씨와 10대 C양 모녀에게 자신이 복용하던 정신의학과 약을 갈아 넣은 ‘도라지 약물’을 “몸에 좋다”며 먹여 정신을 잃게 했다.

이후 두 사람이 깨어나자 흉기로 B씨를 찌른 뒤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C양은 둔기 등으로 폭행한 뒤 질식시켜 숨지게 했다.

A씨가 준 약물을 먹고 다른 방에서 자고 있던 아들 D군이 숨진 모녀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음료에 탄 약물은 마약과 향정신성 약물 등 2가지다.

A씨의 변호인 측은 “증거기록을 다 검토하지 못한 상태”라며 “국민참여재판은 A씨가 원하고 있으나 증거기록 검토 후 어떤 절차로 진행할지 상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했다.

A씨에 대한 두번째 재판은 2월7일 오전 10시30분 부산지법 301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추석연휴 마지막 날인 9월12일 낮 12시49분쯤 부산진구 양정동 한 빌라에서 B씨 모녀가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수사 초기 외부침입 흔적이 없던 점과 B씨 가족이 생활고를 겪어왔던 상황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수사가 진척되면서 타살의심 정황이 잇달아 발견됐다.

경찰은 2달간의 수사 끝에 지난해 11월25일 A씨를 살인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부산=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