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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삼성·LG전자 어닝쇼크… 어려울 때일수록 R&D서 길 찾아야

입력 | 2023-01-07 00:00:00

CES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3이 열리고 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5일(현지시간) 관람객들이 다양한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4조3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하락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5조 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8년 만으로,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밑돈다. LG전자는 영업이익이 91%나 줄어들며 전년의 10분의 1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정보기술(IT) 업계의 주요 대기업들이 잇따라 ‘어닝쇼크’를 기록한 것이다.

고금리와 고물가의 여파 속에 경기침체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기업들의 수익 악화가 어느 정도 예견돼 왔던 것은 사실이다. 소비심리 위축으로 TV와 스마트폰을 비롯한 가전제품 수요가 크게 줄었고, 이는 반도체 시장에 직격탄이 됐다. 특히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주력 품목인 메모리반도체에 불어닥친 한파는 예상보다도 더 혹독했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삼성·LG전자의 실적 추락 폭과 속도는 충격적이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과 업황 부진 등으로 볼 때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내년 하반기에나 반등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수출 전망도 어둡다.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경우 올해 전 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매출이 지난해보다 각각 18%, 14% 감소할 것이란 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의 예측이다. 매출 감소와 쌓여 가는 재고, 높아지는 원가 부담이 올해 말까지도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이란 의미다.

이런 경제 혹한기 속에서도 핵심 기술의 개발 투자 경쟁은 치열하다. 대만 TSMC 같은 해외 기업들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며 생산기지 건설 속도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EU) 등에서도 민관이 함께 반도체 투자 및 지원에 나섰다. 모바일과 가전을 비롯한 다른 분야도 다르지 않다. 글로벌 IT·가전 전시회인 ‘CES 2023’에서 보듯 4000여 개 기업들의 최첨단 기술 각축전이 한창이다.

기업들이 너도나도 긴축경영에 들어가는 시기에는 투자가 위축되기 쉽다. 그러나 불황기라고 해서 이를 소홀히 했다간 어느 기업이라도 한순간 도태될 수 있는 게 첨단 IT 분야다.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기술 역량을 축적해놔야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하는 시점에 경쟁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기업들의 연구개발(R&D)이 위기 국면에서 더 절실히 요구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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