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그렇게 시작된 이 행사는 ‘제1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 김광석 추모사업회 주관으로 2012년 시작된 추모 행사 ‘김광석 노래 부르기’를 확장시킨 대회다. 박 씨는 “김광석의 노래에 머물지 말고 또 다른 김광석이 나와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경연대회를 시작했다”고 했다. 기존 행사가 누구나 찾아와 김광석의 노래를 가창하는 식으로 진행됐다면, 올해부터는 참가팀을 선정했다. 102팀 중에서 선발된 7팀이 이날 김광석의 노래 1곡과 미발표 창작곡 1곡을 선보였다.
생전 김광석이 섰던 무대에 오른 참가팀들은 “떨린다”면서도 의연하게 노래를 시작했다. 이들은 김광석의 ‘먼지가 되어’ ‘말하지 못한 내 사랑’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과 함께 각자의 창작곡을 불렀다. ‘페이지’(소보). ‘이 밤’(김지성), ‘꽃은 나무를 사랑했네’(권별), ‘무화과’(오창석). ‘소야곡’(유태). ‘자장가’(이주영), ‘그리운 시간’(THE2002) 등 창작곡은 대체로 나직했다. 기타나 피아노를 직접 치며 노래하는 광경에서 생전 김광석의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심사위원은 김민기 극단 학전 대표, 김창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장, 작사가 김광희 씨, 가수 한동준·권진원·박승화 씨, ‘동물원’ 박기영 씨가 맡았다. 김 위원장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김광석의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그의 노래를 통해 그 시절의 역사를 기억하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 시대를 나의 눈으로 바라보고 세상의 진실을 드러내고자 하는 마음을 나누는 것이 이 상들에 걸맞은 정신”이라고 심사평을 밝혔다.
김 대표는 “이 상이 앞으로 젊은 음악 창작인들의 등용문으로서 든든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며 “차차 창작곡으로만 이 행사를 진행하려 한다. 서툴러도 좋으니 더 실험적인 음악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