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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대통령실 공직감찰 부활… ‘일하는 공직사회’에 초점 맞춰야

입력 | 2023-01-09 00:00:00

윤석열 제20대 대통령의 공식 임기가 시작된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 태극기와 함께 봉황기가 게양돼 있다. 2022.5.10.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이 공직자 감찰조사팀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감찰조사팀은 국무조정실 산하에 신설되는 복무관리팀이 비위정보를 수집, 통보해오면 실제 조사를 벌이는 방식으로 협조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한다. 과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의 일부 공직감찰 기능을 되살려 공직비서관실 산하 또는 별도 조직으로 운영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집권 2년 차를 맞아 공직자 감찰을 담당하는 팀을 대통령실에 신설하는 것은 무엇보다 공직 기강을 다잡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북한 무인기에 대한 군의 대응이나 핼러윈 참사, 잇따른 철도사고 대비 및 대응 과정을 보면 공직사회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풀어진 공직사회 분위기를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된다.

중요한 점은 공직 감찰 강화가 개별 공직자들의 비위 캐기 차원에 그쳐선 안 된다는 것이다. 관료 집단 전반의 복지부동 분위기를 개선하고 ‘일하는 공직사회’ 풍토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정권이 새로 들어설 때마다 전(前) 정권 정책 뒤집기와 꼬투리 잡기, 인사 불이익 등이 반복되면서 공직사회의 무사안일, 눈치 보기 관성이 뿌리 내린 지 오래다. 정권이 바뀌면 혹시라도 나중에 뒤탈이 날까 봐 몸을 사리거나 일하는 시늉만 낼 뿐 바짝 엎드리는 문화가 만연해 있는 것이다.

공직 감찰이 사정기관의 수사와 맞물려 전방위적인 전 정권 털기로 이어질 경우 복지부동 문화는 더욱 심화할 수도 있다. 그보다는 공직사회가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다. 역대 정부들도 출범 초기 예외 없이 “일하다 접시 깨는 것은 문제 삼지 않겠다”며 ‘적극 행정’을 강조했지만 그때뿐이었고, 그 결과로 공직사회도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공직사회가 보신주의에 빠져 할 일을 제대로 안 하거나 정책 결정을 미룰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간다. 집권 첫해를 어수선하게 보낸 현 정권으로서도 국정 동력을 살리는 게 급선무다. 공직사회를 다그친다고 갑자기 열심히 일하는 분위기로 바뀌진 않을 것이다.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국정 과제를 명확히 제시하고 해당 관료들이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독려할 필요가 있다. 정권과 상관없이 일하는 공직사회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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