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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선행지표’ 철강-해운업 4분기 실적 동반추락

입력 | 2023-01-09 03:00:00

車-가전-건설 등 침체 확산 영향
영업이익 최대 76% 하락 전망
KDI “반도체 중심 수출 부진 심화”




글로벌 경기 등락을 먼저 체감하기에 ‘경기 선행지표’로도 불리는 철강과 해운업계 실적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특히 철강 기업들의 지난해 4분기(10∼12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70% 안팎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기록적인 흑자를 낸 해운업도 올해 전망은 밝지 않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전망한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제철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평균치는 각각 7866억 원, 1854억 원이었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66.79%, 75.99%씩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경기 침체가 자동차, 가전, 기계, 건설 등 전 산업 부문으로 확산하면서 철강 주문량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철강 제품인 열연강판 가격은 지난해 4월 15일 t당 140만 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점차 낮아져 이달 6일 100만 원까지 내려왔다. 여기에 지난해 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으로 타격이 더해졌다. 태풍 ‘힌남노’로 인한 포항제철소 피해 여파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해운 대표 기업인 HMM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은 하락세였다.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48.96% 감소한 1조3773억 원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1월 5109.60이었던 상하이컨테이너 운임지수가 이달 6일 기준 1061.14로 1년 사이 80%가량 빠졌다.

올해 전망도 어둡다. 전기차 배터리용 소재 사업 등이 뒷받침되면서 포스코홀딩스는 그나마 올해와 비슷한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대제철과 HMM은 올해보다 각각 18.49%, 72.20% 영업이익이 줄 것으로 예측됐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경기 둔화 위험에 대한 경고 수위를 끌어올렸다. KDI는 8일 ‘1월 경제동향’을 통해 “수출 부진이 심화됨에 따라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향후 경기가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모습”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능성’ 수준으로 언급했던 경기 둔화 위험을 더 직접적으로 못 박은 것이다. KDI는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생산 측면에선 자동차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에서 감소 폭이 확대돼 부진이 가시화됐다”며 “금리 인상 영향이 실물 경제에 점진적으로 파급됨에 따라 향후 경기 하방 압력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