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2박3일 여행 쇼핑리스트 공유합니다.”, “일본 여행가서 가방·화장품 득템했어요.”, “엔저에 쇼핑할 만 하네요.”
최근 일본 여행 온라인 커뮤니티 ‘네일동’에 꾸준히 올라오는 게시글이다.
일본 여행을 하면서 구매한 물품 사진을 올리고 가격 정보 등을 활발하게 공유하는 모습이다. 과자나 초콜릿부터 신발, 의류, 화장품 및 명품 가방, 시계까지 쇼핑 품목도 다양하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매체는 최근 일본 5대 백화점의 지난해 11월 면세 매출액이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11월의 50~90% 수준을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수도권 미쓰코시 이세탄 백화점에서는 지난 11월 말부터 12월 초순까지 면세 매출액이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같은 기간보다 4% 증가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럭셔리 브랜드와 고급 손목시계 등 고가품이 면세 매출 회복을 뒷받침하고 있다”며 “엔화 약세 효과로 상품에 따라서는 해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분석했다.
방일객 1인당 구매 단가도 크게 늘었다. 일본 백화점협회에 따르면 방일객의 1인당 구매 단가는 지난 10월 기준 19만2000엔(약 186만원)으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0월 6만5000엔(약 63만원)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일본의 백화점·면세점 매출 회복에는 한국인 관광객 ‘큰 손’들이 한 몫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0월 일본 방문객 (49만 8600명) 중 한국인이 24.6%(12만 2900명)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 여행 업계에서는 최근 일본 여행에 나선 한국인 관광객들이 과거처럼 고가 명품 쇼핑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는 아니라고 전한다.
한 여행 업계 관계자는 “일본을 여행하는 한국인들의 쇼핑 목록을 보면 대부분 소소한 간식거리나 합리적 가격대의 생활용품 등이다”고 전했다.
이어 “명품의 경우 최근 해외 온라인 직구나 국내 온라인 최저가몰 등에서 더 싸게 구매할 수 있는 경로가 많다”며 “때문에 일본에 가서 명품을 대거 사들이는 상황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엔저로 인해 현지 여행 시 식사비용 및 식료품 및 생필품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편안하게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일본 여행을 즐기는 추세이지, 명품 호화 쇼핑에 나서는 이들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 최대 번화가 긴자에 위치한 마쓰야 백화점에서는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50만엔(약 486만원) 전후의 고급 브랜드 가방이나 시계 등의 구매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백화점 담당자는 “홍콩·대만 등 중화권 방문객이 많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