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쿵 소리가 나면서 침대가 흔들렸다.”
인천에 사는 A 씨가 새벽 2시경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글의 내용 일부다.
9일 오전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수도권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한 지진이다. 지진으로 일부 시민들이 불안감에 뜬 눈으로 밤을 샜다. 또 지진을 느끼지 못한 일부 지역의 시민은 새벽에 울린 ‘긴급재난알림’이 더 공포스러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발생한 지진의 정확한 위치는 북위 37.74도, 동경 126.20도다. 진원 깊이는 19km다. 이 지진은 인천지역에서 최대계기진도 ‘IV’등급을 기록했다.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다. 밤에는 잠에서 깰 수도 있다.
소방당국에 신고를 한 시민들은 “지진이 일어난 게 맞나”, “어떻게 대처 해야 하나” 등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강화도 주민들은 한밤중 갑작스러운 지진 소식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SNS에는 인천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경보 문자와 동시에 흔들림을 느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인천에 사는 B 씨는 “갑자기 (집에서) 쿵 소리가 나고 흔들거려서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인천 문학구장 인근에 거주하는 C 씨는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는 중 쿠쿵소리와 함께 방바닥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또 서울에 거주하는 D 씨는 “혼자 누워있었는데 침대가 흔들려서 무서웠다. 인천 지진이 서울까지 느껴진다니”라고 했다.
이날(9일) 새벽 발송된 긴급재난문자. 트위터 갈무리
일부는 지진 발생 사실을 알린 새벽 긴급재난문자 더 무서웠다고 했다. “지진은 사실상 못 느꼈는데 경보가 더 무서웠다”, “(재난 알림) 문자에 놀라 잠 다 깼다” “(재난 알림) 사이렌 소리 때문에 북한이랑 전쟁 난 줄 알고 깜짝 놀라 일어났다”, “폭탄 떨어진다는 말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다.
다만 이를 두고 한 누리꾼은 “아파트 창문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재난문자가 오지 않았다면 더 무서웠을 것 같다. 자던 분들은 잠을 설쳤겠지만, 재난안전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알리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받거나 지진동을 느꼈을 때는 책이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감싸고 책상 밑에 들어가서 머리를 보호해야한다. 진동이 멈춘 후 이동할 때는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가스나 전기를 차단해야 한다. 유리창이나 담벼락 등으로부터 최대한 떨어져서 이동하고, 학교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