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새벽 전쟁 난 줄…한숨도 못잤다”…강화 지진에 수도권 화들짝

입력 | 2023-01-09 10:07:00

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쿵 소리가 나면서 침대가 흔들렸다.”


인천에 사는 A 씨가 새벽 2시경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글의 내용 일부다.

9일 오전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25㎞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수도권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한 지진이다. 지진으로 일부 시민들이 불안감에 뜬 눈으로 밤을 샜다. 또 지진을 느끼지 못한 일부 지역의 시민은 새벽에 울린 ‘긴급재난알림’이 더 공포스러웠다는 반응도 있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9일 발생한 지진의 정확한 위치는 북위 37.74도, 동경 126.20도다. 진원 깊이는 19km다. 이 지진은 인천지역에서 최대계기진도 ‘IV’등급을 기록했다. 실내에서 많은 사람이 느끼고,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정도다. 밤에는 잠에서 깰 수도 있다.

경기, 서울은 각각 ‘Ⅲ’, ‘Ⅱ’등급이 발표됐다. ‘Ⅲ’ 등급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현저하게 느끼며, 정지하고 있는 차가 약간 흔들린다. ‘Ⅱ’등급은 각각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느낀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 발생 인근 지역은 지진동(地震動·지진에 의한 지면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당국에 신고를 한 시민들은 “지진이 일어난 게 맞나”, “어떻게 대처 해야 하나” 등 문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강화도 주민들은 한밤중 갑작스러운 지진 소식에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SNS에는 인천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지진경보 문자와 동시에 흔들림을 느꼈다는 글들이 올라왔다. 인천에 사는 B 씨는 “갑자기 (집에서) 쿵 소리가 나고 흔들거려서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인천 문학구장 인근에 거주하는 C 씨는 “노트북을 켜놓고 일하는 중 쿠쿵소리와 함께 방바닥이 흔들렸다”고 전했다. 또 서울에 거주하는 D 씨는 “혼자 누워있었는데 침대가 흔들려서 무서웠다. 인천 지진이 서울까지 느껴진다니”라고 했다.

이날(9일) 새벽 발송된 긴급재난문자. 트위터 갈무리


일부는 지진 발생 사실을 알린 새벽 긴급재난문자 더 무서웠다고 했다. “지진은 사실상 못 느꼈는데 경보가 더 무서웠다”, “(재난 알림) 문자에 놀라 잠 다 깼다” “(재난 알림) 사이렌 소리 때문에 북한이랑 전쟁 난 줄 알고 깜짝 놀라 일어났다”, “폭탄 떨어진다는 말인 줄 알았다” 등의 반응이다.

다만 이를 두고 한 누리꾼은 “아파트 창문이 흔들리는 느낌이 들었는데 재난문자가 오지 않았다면 더 무서웠을 것 같다. 자던 분들은 잠을 설쳤겠지만, 재난안전 문자 메시지를 보내 알리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강화군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5분 기준 강화군과 소방본부에 접수된 지진 관련 119 신고와 문의는 45건이다. 신고자들은 ‘지진을 느꼈다’, ‘불안하다’는 내용의 신고를 했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 접수는 없었다. 경기도에서는 51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그중 ‘지진의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는 27건 접수됐으며, 단순 문의는 24건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 관련 긴급재난문자를 받거나 지진동을 느꼈을 때는 책이나 방석 등으로 머리를 감싸고 책상 밑에 들어가서 머리를 보호해야한다. 진동이 멈춘 후 이동할 때는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화재 예방을 위해서는 가스나 전기를 차단해야 한다. 유리창이나 담벼락 등으로부터 최대한 떨어져서 이동하고, 학교 운동장처럼 넓은 공간으로 대피해야 한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