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가격 인상을 두고 연초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시몬스가 올해 제품 가격 동결을 선언하며 에이스침대를 비롯한 타사의 가격 인상을 언급한 게 발단이 됐다. 에이스침대는 시몬스의 가격 인상 이력을 들면서 반격에 나섰다.
9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시몬스는 2일 “경기불황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모두 다 힘든 상황에서 당장의 어려움 때문에 소비자와 협력사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는 없다”며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최대 20% 가격을 올렸고 씰리침대와 템퍼도 같은 기간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경쟁사들을 언급했다.
일주일 뒤인 9일 에이스침대는 시몬스침대 가격 인상 폭과 횟수를 일일이 언급하며 반박했다. 에이스침대는 최근 5년간 단 2차례만 가격을 올렸지만 시몬스는 5년간 6차례 가격을 인상했다는 것. 에이스침대 측은 “에이스침대 베스트셀러 하이브리드테크 레드·블루는 5년 전 대비 약30~33% 올랐지만 시몬스의 윌리엄·헨리는 약 65~87% 올랐다”고 했다.
가구업계에선 최근 시몬스가 ‘부동의 1위’였던 에이스침대를 바짝 추격하며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시몬스 침대는 수제버거 전문점인 ‘시몬스 그로서리스토어’를 열고 MZ세대를 겨냥한 굿즈를 내놓는 등 새로운 마케팅에 공들이고 있다. 반면 에이스는 매장 대형화, 팝업스토어 등으로 침대 자체 체험을 강조하며 침대 전통강자 자리 수성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매출은 각 3463억 원, 3054억 원. 에이스침대는 이날 자료를 내고 “지난해 백화점 매출이 역대 최대인 1700억 원을 돌파했다”며 “고품질에 합리적 가격으로 불황에도 업계 2위와의 격차를 벌렸다”고 강조했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