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락·부울경취재본부장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인근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A 씨(61)는 매일 염포산 터널을 이용해 출퇴근하고 있다. A 씨는 지난해까지 터널 통행료(500원)를 냈지만 1일부터는 ‘공짜’로 이용하고 있다. 울산시가 통행료를 대신 내주기 때문이다.
염포산터널이 포함된 울산대교 및 접속도로(총연장 8.38km)는 2015년 6월 개통됐다. 현대건설㈜ 등 민간 건설사가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 방식으로 건설한 뒤 통행료를 받았다. 개통 이후 7년째 논의만 계속돼 왔던 염포산 터널 무료화는 지난해 12월 연간 70여 억 원에 이르는 통행료를 울산시가 부담키로 하면서 성사됐다. 국민의힘 소속 김두겸 울산시장이 추진했지만 진보당 소속인 김종훈 동구청장도 “울산시의 통 큰 결정”이라며 환영했다.
김 시장은 울산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돼온 그린벨트 해체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장이 해제할 수 있는 그린벨트를 30만 m² 이하에서 100만 m²로 확대했다. 이는 김 시장의 ‘1호 공약’과 맞닿아 있다. 김 시장은 “보존가치가 있는 그린벨트는 더 보존하고 그렇지 않은 그린벨트는 풀어 산업단지와 신도시를 조성할 수 있게 해제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해 왔다.
김 시장은 “울산은 국가공단에서 국세를 많이 내지만 비슷한 규모의 지자체에 비해 보통교부세는 훨씬 적게 받고 있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결국 정부는 올해부터 ‘산업단지 인프라 개선 사업비’ 등을 포함시켜 대전, 광주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통교부세를 올렸다. 울산시의 국비 확보액도 4조3190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울산 태화강을 가로지르는 제2명촌교도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2029년 개통 예정이다. 이 교량은 1995년 울산시 도시계획도로로 계획됐을 정도로 30년 가까이 이어져 왔던 울산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에쓰오일(S-OIL)은 지난해 11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 직후 울산에 9조258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SK가스와 고려아연, 현대자동차 등의 투자액을 합하면 6개월 만에 총 15조3000억 원을 유치했다. 기업의 울산 투자 급증은 울산시의 적극 행정 덕분이다. 공무원 2명을 파견해 현대자동차 전기차 공장 신설을 지원하는 데 이어 조만간 사무관 등 2명으로 ‘석유화학기업 지원 특별팀’도 구성한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는 1968년 공장 건설 이후 못 했던 상수도도 최근 공급하고 있다.
A 씨는 “염포산 터널 통행료 무료화를 비롯한 울산의 난제들이 줄줄이 풀리는 것을 보면서 세금 내는 기분이 나는 요즘”이라고 말했다.
정재락·부울경취재본부장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