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일부 입주민 단체 주장에 자금 구체적 사용처 밝히며 반박 “지속가능한 발전 위한 계획일 뿐” 논란 관련 특정 세력 언급되며, 총선 앞 정치 쟁점화 의혹 일기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특별회계 9000억 원의 자산 이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사진은 특별회계 잉여금 가운데 1989억 원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장기 채무상환용으로 예탁한 송도컨벤시아 전경.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제공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최근 ‘9000억 원 자산 이관에 대한 입장문’을 통해 자산 이관이 사실과 다르다며 구체적인 사용처를 밝히는 등 적극 해명에 나섰다.
송도 일부 입주민 단체가 인천경제청이 9000억 원의 자산을 인천시로 이관했다는 주장을 펼치고 송도 곳곳에 경제청장을 비난하는 현수막을 내걸며 정치 쟁점화하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 인천경제청, 구체적 사용처 밝히며 적극 해명
인천경제청은 경제자유구역사업 특별회계 잉여금 9470억 원 가운데 1989억 원을 송도컨벤시아 2단계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장기 채무상환용으로 사용하고, 3000억 원은 2024년 경제자유구역 사업비로 통합관리기금으로 예탁하기로 했다. 나머지 잉여금 4481억 원은 2023년도 경제자유구역 특별회계 사업비로 예산에 전부 반영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해 12월 16일 인천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확정됐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해 11월 인천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의원의 질의에 대한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의 답변이 오해를 불러일으키면서 시작돼 송도 8공구 A, B 등 2곳의 아파트 단지 에 9000억 원 자산 이관을 반대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린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청장은 미국 출장에 앞서 4일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잉여금이란 경제자유구역에 써야 할 돈을 안 쓰고 남긴 돈이 아니라, 경제자유구역 사업에 모두 투입하고 남은 돈”이라며 ”각종 현안 사업에 사용하고 남은 잉여금을 2∼3%의 낮은 이율로 통합관리기금이나 정기예금에 예치하는 상황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수구 동춘동 옥련동 송도유원지 일대와 인천 내항, 강화 남단 등 경제자유구역으로 추가 지정해 개발하는 데 잉여금을 사용하면 더 큰 수익과 가치 창출이 가능해 인천경제자유구역 활성화와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현재 일부 남아 있는 11공구 토지를 매각하면 매년 1조 원 규모의 예산을 편성할 재원이 없다. 당장 송도국제도시 유지 관리비만 매년 1500억 원 이상이 들어가는데 지속가능한 성장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재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년 1조 원의 인천경제청 사업비를 충당할 재원이 고갈되는데 잉여금을 예금통장에 넣어 놓고 있어야 한다는 일부 주민의 주장이 논리에 맞는지 묻고 싶다”고 반박했다.
○ 총선 앞둔 정치 세력 갈등이란 지적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선 이슈가 있을 때마다 현수막 정치가 등장했다. 이번 김 청장 발언을 둘러싼 내홍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송도 지역 정치세력 간 갈등이란 시각이 많은 이유다. 실제 송도 8공구의 특정 아파트 단지에서만 김 청장을 사퇴하라는 현수막이 내걸린 상황이다. 인천경제청 관계자는 “특정 입주자대표 회장이 플래카드를 만들어 아파트 단지에 돌렸다는 제보가 인천경제청에 쏟아지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현수막 정치를 활용해서 특정인을 사퇴하라고 압박하는 것은 유권자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