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9타 뒤집은 ‘람보 샷’

입력 | 2023-01-10 03:00:00

욘 람, PGA 새해 첫 대회 우승
7타 뒤진 4R 첫홀 보기 절망 딛고, 전반 4타 줄이고 후반 3연속 버디
선두 모리카와, 잇단 보기 흔들려
결국 15번홀 이글로 따라잡더니 마지막홀 버디 2타 차 기적 연출



욘 람(스페인)이 9일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주먹을 쥐고 기뻐하고 있다. 선두 콜린 모리카와(미국)에게 한때 9타 차까지 뒤졌던 람은 그를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카팔루아=AP 뉴시스


욘 람(29·스페인)이 4라운드 1번홀(파4)까지 9타를 뒤진 상황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새해 첫 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람은 9일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9개, 보기 1개를 묶어 무려 10타를 줄이며 63타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27언더파 265타로 2위 콜린 모리카와(26·미국)를 두 타 차로 제치고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5월 멕시코 오픈 우승 이후 8개월 만에 정상에 오른 람은 PGA투어 통산 8승째를 거뒀다. 람은 우승 상금 270만 달러(약 33억7100만 원)를 차지했다. 람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캐머런 스미스(30·호주)에게 1타 뒤져 우승을 놓쳤다.

람은 이번 대회 3라운드까지 선두였던 모리카와에게 7타 뒤진 공동 5위였다. 4라운드 1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버디를 기록한 모리카와와 9타 차까지 벌어졌다. 람은 “4라운드 시작 전에는 (우승을 위해) 작은 기적이 필요할 것 같았다. 하지만 1번홀을 보기로 마친 뒤에는 나에게 더 큰 기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후 람에게 기적이 펼쳐졌다. 람은 2번홀(파3) 버디를 시작으로 4∼6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는 등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후반에도 3개 홀 연속 버디를 작성하며 모리카와를 바짝 쫓아갔다. 람은 15번홀(파5)에서 3.5m 이글 퍼트에 성공했다. 모리카와는 14∼16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했다. 모리카와를 제치고 선두로 올라선 람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버디로 2타 차 선두로 경기를 끝냈다. PGA투어는 홈페이지에 람의 우승 소식을 전하며 이날 경기를 ‘작은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우승자인 욘 람이 자신의 두 살 아들을 목말을 태우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 출처 PGA투어 트위터 

3라운드 선두였던 모리카와는 공동 2위 그룹에 6타 차 앞섰다가 우승을 놓쳤다. 미국 골프위크는 “모리카와처럼 한 대회에서 최종 라운드 전까지 2위 그룹에 6타 차로 앞섰다가 뒤집힌 건 PGA투어에서 9번째”라고 전했다. 람은 경기 뒤 “내가 이번 대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하나는 내가 정말 좋은 하루를 보내고 있어야 했고, 또 하나는 모리카와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어야 했다. 오늘은 두 가지가 모두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8월부터 내가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람은 지난해 8월부터 이번 대회 전까지 5개 대회에 출전해 4개 대회 ‘톱10’에 들었다.

이번 시즌 PGA투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김주형(21)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8타를 적었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70타를 작성한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 나선 한국 선수 3명 중 가장 좋은 성적인 공동 5위를 했다. 새해 첫 대회 목표를 톱10으로 잡았던 이경훈(32)은 이날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21언더파 271타 공동 7위를 기록했다. 이경훈은 경기 뒤 “새해 첫 경기에서 마지막 날까지 타수를 줄여서 좋았다. 다음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보였고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임성재(25)는 최종 합계 19언더파 273타를 기록해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