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등 수도권 대부분서 진동 느껴 104건 신고 접수… 큰 피해는 없어 강화 지진중 1978년 관측이후 최대
9일 기상청 직원이 인천 강화군 서쪽 25km 해역에서 규모 3.7 지진이 발생한 지역을 가리키고 있다. 뉴스1
“굉음과 함께 집 전체가 흔들려 잠에서 깼습니다. 평생 강화도에서 살았는데 이런 지진은 거의 50년 만인 것 같습니다.”
인천 강화군 토박이인 장모 씨(70)는 9일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지진 당시 잠을 자고 있었던 장 씨는 “비행기가 낮게 나는 듯한 굉음을 먼저 들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단층집이 흔들렸다. 미사일이 떨어진 줄 알았다는 주민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9일 오전 1시 28분 인천 강화군 서쪽 25km 해역에서 규모 3.7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도는 인천 4, 경기 3, 서울 2였다. 진도 4는 그릇과 창문 등이 흔들리는 수준으로 많은 사람들이 실내에서 진동을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기 45건, 서울 33건, 인천 25건 등 총 104건의 지진 신고가 접수됐다. 다만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는 없었다.
지진 발생 직후 경보음과 함께 발송된 긴급재난문자 때문에 새벽잠을 설쳤다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전날 오후 11시경 잠들었다는 직장인 임서현 씨(28·서울 관악구)는 “새벽에 온 재난문자에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깬 뒤 인터넷 뉴스를 계속 확인하다가 한숨도 못 자고 출근했다”고 말했다.
경기·서울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침대가 갑자기 흔들려서 전쟁 난 줄 알았다”, “재난문자에 놀라 잠에서 깬 후 지진이 더 심해질까 두려워 한숨도 못 잤다”는 글이 이어졌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국내에서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인천 강화도 반경 50km 내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전에는 1989년 6월 20일 발생한 규모 3.2의 지진이 가장 컸다.
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