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사 송세윤군 심장 등 4명에 기증
좋아하는 음식은 돈가스와 짜장면. 장래 희망은 ‘아픈 자동차’를 고쳐주는 자동차 정비사. 2016년 5월 제주에서 태어난 송세윤 군(사진)은 제주의 푸른 바다를 닮아 밝고 활기찬 아이였다. 여느 또래 남자아이처럼 자동차 장난감에 푹 빠져 있었다. 출생 직후 장티푸스 질환을 앓아 수술까지 가는 고비를 넘겼지만 그 뒤에는 아픈 곳 하나 없이 건강하게 자랐다. 무엇보다 엄마 아빠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하나뿐인 외아들이었다.
지난해 12월 1일 전국이 연말 분위기에 젖어들기 시작할 무렵, 송 군은 갑작스러운 복통을 호소하며 구토를 한 뒤 쓰러졌다. 소장(小腸)이 막혀 음식물이나 가스가 장을 통과하지 못하는 장폐색이었다. 이후 심장마비가 왔다.
송 군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동안 구급대원이 송 군의 가슴을 압박하며 심폐소생술을 멈추지 않았지만 하늘은 무심했다. 병원에 도착했을 때 송 군은 뇌사 상태에 빠졌다. 갑자기 허망하게 아들을 떠나보내야 했던 송 군의 부모는 고뇌 끝에 아들의 장기 기증 서류에 서명했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