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폭풍우와 홍수가 강타한 미 캘리포니아주 중부 지역에서 5세 남자 아이가 홍수에 휩쓸려 간 몬테시토 카운티 일대에서 구조대가 9일 수색을 종료하고 모든 주민들에게 홍수와 진흙 산사태를 피하기 위한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 지역의 수십 만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었으며 일부 학교들은 아예 학교 문을 닫았다.
이번 폭풍우와 홍수로 인한 사망자 수는 9일(현지시간) 12명에서 14명으로 늘어났다고 캘리포니아 주 정부는 밝혔다.
강물 수위가 너무 올라간데다 물살이 세서 잠수부들이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샌 루이 오비스포 카운티의 토니 시폴라 보안관은 말했다.
현지 소방구조대의 톰 스완슨 부소장에 따르면 아이 엄마는 흰색 트럭을 몰고 가다가 이 날 오전 8시께 파소 로블스 부근에서 홍수로 길이 침수되면서 길을 잃고 헤어 나오지 못했다.
부근에 있던 구경꾼들과 행인들이 아이 엄마를 트럭에서 빼내어 구조했지만 아이는 차 밖으로 물결에 휩쓸려 나와 하류쪽으로 급류에 떠내려 갔다고 스완슨은 말했다.
당시에는 아직 이 지역에 대피령이 내려지지 않았었다. 소방대원 한 명이 아이 신발 한짝을 발견했지만 5시간이 넘도록 아이는 찾지 못했고 수색은 종결되었다.
국립 기상청은 지난 12시간 동안 무려 20cm 이상의 폭우가 쏟아졌고 앞으로도 수 십cm의 강우량이 더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지역은 구불구불한 산악 도로와 높은 산과 수풀 사이에 큰 저택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있는 곳이다. 산악지대와 태평양 해안 사이의 부유한 몬테시토 주택들 가운데에는 오프라 윈프리, 해리왕자와 메건 등 유명 인사들의 집들도 포함되어 있다.
이 곳 산기슭에 사는 제이미 맥리어드(60)는 대피하고 싶어도 한쪽은 강의 지류가 홍수를 이뤘고 다른 한 쪽은 진흙 산사태가 발생해 나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9일 오후에 그녀는 “2시간 전부터 나는 완전히 갇혔다. 이 산속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산타 바바라의 조류 피난처 소유주이기도 한 그는 직원 중 한 명이 일주일 마다 식료품을 배달해주러 오는데 이번에 왔다가 함께 갇혔다고 말했다.
맥리어드는 자기 집은 그래도 고지대에 자리잡고 있는데다가 아직 전기도 끊기지 않아서 운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년전부터 홍수와 산불 등 자연 재해로 거듭해서 대형 인명 사고가 일어나고 끊임없이 대피령이 내리는 데에 아주 지쳤다고 호소했다.
산타 바바라 카운티의 빌 브라운 보완관은 거의 1만명에 달하는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로 한 것은 “계속해서 그치지 않고 내리는 폭우 때문에 밤이 되기 전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어서”라고 했다.
강물 지류들이 모두 범람하고 도로까지 침수된 상황이라고 그는 말했다.
101번 고속도로를 비롯한 캘리포니아주 해안선 일대의 북쪽 행 도로들도 홍수나 진흙 산사태로 모두 폐쇄되었고 일부 멀리 있는 고속도로와 지방 도로도 함께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북부 캘리포니아 일대도 여러 지역에서 학교가 휴교했고 고속도로 순찰대가 바위 산사태 등 위험 지역을 봉쇄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12명이었지만 9일 개빈 뉴섬 주지사실 발표에 따르면 나무가 쓰러지면서 2명이 추가로 사망했다. 한 명은 새크라멘토의 노숙자이고 다른 한 명은 자기 집 안에서 사망했다.
[로스앤젤레스= 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