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의 휴대폰 매장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2022.12.23/뉴스1 ⓒ News1
40% 점유율 붕괴 소식에 이동전화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독과점 체제에 균열이 짙어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통계의 함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점유율 집계 기준인 정부의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에 한계가 있는 탓이다.
일각에서는 MZ세대의 알뜰폰 열풍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알뜰폰 시장 성장세가 이동통신 3사의 점유율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가 집계한 알뜰폰 회선에 사물인터넷(IoT) 회선 등이 포함돼 있어 정부 통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서울 시내에 위치한 알뜰폰 스퀘어 매장 모습. 2022.6.21/뉴스1 ⓒ News1
지난 6일 과기정통부가 발표한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이동통신 회선 기준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는 7685만6976명이다. 그중 SK텔레콤 가입자는 3069만2923명, KT는 1756만9058명, LG유플러스는 1595만6201명이다. 이를 시장 점유율로 환산하면 각각 39.9%, 22.9%, 20.7% 수준이 된다.
실제로 통신 3사의 시장 점유율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통신 3사 점유율 구도는 ‘5:3:2’에서 ‘4:2:2’로 굳어지고 있다.
이 같은 배경에는 알뜰폰이 있다. 1990년대부터 20년 이상 유지된 통신 3사의 5:3:2 점유율 구도를 깬 건 알뜰폰의 등장이다. 관련 제도가 시행된 2011년 알뜰폰 비중은 0.7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6.4%까지 점유율이 늘었다. 가입자 수(회선)는 1263만8794명이다.
이에 대해 지난해 과기정통부도 알뜰폰 시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전체 가입자 중 IoT 가입자를 제외한 휴대폰 가입자는 소폭 증가에 그쳤으며, 알뜰폰 시장 매출액은 전체 이동통신 시장 매출액의 5%에 불과하고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인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기준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시장점유율 달라져
세부를 들여다보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은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 때문에 시장 점유율을 이동통신 회선 기준으로 단순 계산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과기정통부가 집계하는 이동통신 회선에는 통신사의 설비 관리를 목적으로 사용되는 ‘기타 회선’이 포함돼 있다. 기타 회선 수는 총 103만3296으로, SK텔레콤은 19만7862명, KT는 57만7391명, LG유플러스는 258만43명이 기타 회선으로 잡힌다.
또 고객용 휴대폰 회선을 기준으로 놓고 계산하면 SK텔레콤은 42%, KT는 24.9%, LG유플러스는 20.2%, 알뜰폰은 13%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론을 정리하면 알뜰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이는 절반의 사실인 셈이다. SK텔레콤의 시장 영향력이 MZ세대의 알뜰폰 열풍으로 줄고 있다는 말은 일종의 착시 효과에 가깝다. 또 SK텔레콤의 40%대 점유율 붕괴 여부도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한 통신 업계 관계자는 “이동통신 점유율에 어떤 회선을 포함할지 명확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며 “알뜰폰의 절반 가까이가 IoT 회선인데 이를 점유율 집계 방식에 넣을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지금은 통계의 오류가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장 착시 효과에 대한 지적을 알고 있다”며 “알뜰폰 중 IoT 회선에 대한 통계를 별도로 내보내고 있으며, (무선 통신서비스) 통계는 지속해서 개선해나갈 것이며, 더 나은 통계 방식에 대해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