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11일 종로학원이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에서 개최한 입시설명회에서 수험생들이 배치표를 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23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전국 14개 대학의 26개 학과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비(非)수도권대 학과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지방대의 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정시 최종 경쟁률을 공개한 전국 4년제 일반대 208개 대학 중 14개 대학 26개 학과는 지원자가 없었다. 이들 학과의 모집 정원은 445명이다. 인문계열이 16개 학과, 자연계열이 10개 학과다.
그 여파는 지방대 지원자 감소로 이어졌다. 올해 가장 지원자가 0명인 곳은 경북 소재 대학 학과가 10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경남과 전남이 각각 4개, 부산 충남 충북이 2개였다. 전북과 강원은 각각 1개 학과에 지원자가 없었다. A 대학 인문계 항공 관련 학과는 33명 정원에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고, B 대학 자연계 에너지 관련 학과도 64명 모집에 지원자가 없었다.
비수도권대의 신입생 충원난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정시에서 지방 소재 113개 대학의 경쟁률은 3.56대 1이었다. 정시에선 1인당 3개 대학까지 원서를 낼 수 있어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치면 사실상 미달로 분류한다. 올해 지방대 중 59곳은 경쟁률이 3대 1을 넘지 못했다. 경쟁률 3대 1 미만인 전체 대학 68곳 중 86.8%가 지방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정부의 적극적인 비수도권 육성 정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지원자 0명’ 학과는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