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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예금금리만 내리나…은행 이자장사에 불만 폭발

입력 | 2023-01-10 16:23:00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연 3%대까지 물러났다. 반면 대출금리는 8%대를 넘어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권의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연 3.98~4.27%로 집계됐다. 금리 하단이 3%대로 물러섰다.

상품별로는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연 4.27%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연 4.20%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연 4.10% ▲농협은행 ‘NH올원e예금’ 연 3.99% ▲국민은행 ‘KB Star정기예금’ 연 3.98%이다.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하반기 연 5%대를 넘어섰다. 지난달 초(12월5일)까지도 4대 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4.81~5.00%를 나타냈다. 약 한 달 만에 1%포인트 가까이 내린 셈이다.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분 반영과 자금 조달을 위해 예금금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대출금리 상승과 자금쏠림을 우려해 과도한 금리 경쟁을 자제하라고 주문하면서 예금금리는 하락 전환했다.

수신금리를 높여 자금을 유치해야 할 유인도 줄었다. ‘레고랜드 사태’로 중단됐던 은행채 발행이 재개되면서 은행은 예적금 외에도 채권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예대율 규제도 한시적으로 완화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정기예금도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는다”며 “채권금리가 내려가면서 은행이 정기예금으로 조달할 필요가 줄어든 점도 예금금리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AAA·무보증) 1년물은 지난해 11월 5.1%대까지 올랐으나 최근은 4.1%대로 내렸다.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해 10월 5.4%대까지 치솟았으나 6일 기준 4.527%로 떨어졌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며 예금금리가 내렸다지만 대출금리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은 연 8%대를 넘어섰다. 예금금리의 약 2배 수준이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이날 기준 연 4.88~8.11%로 집계됐다. 올해 들어 상단이 8%를 넘어서면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5년 만에 주담대 8% 시대에 진입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예금금리가 안정화되면서 대출금리만 오를 유인이 크지 않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금리상승기에 은행이 시장금리 수준, 차주 신용도 등에 비춰 대출금리를 과도하게 올리는 일이 없도록 은행의 금리 산정·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모니터링해 미흡한 부분은 개선토록 하는 등 금리산정체계의 합리성과 투명성 제고 노력을 지속해달라”고 말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변동금리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에 따라 오르거나 내린다”며 “최근 예금금리 하락이 코픽스에 반영되면 이에 따라 대출금리도 안정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