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이 7일 오후 대구 중구 한방의료체험타운에서 열리는 토크콘서트를 앞두고 지역 기자들과 만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12.7. 뉴스1
더불어민주당은 10일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선거 도전을 고민 중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대통령실을 향해 “이럴 거면 차라리 원하는 당 대표를 지명하라”고 비판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실이 브리핑까지 자처하며 공개적으로 예비 당권 주자를 비판하는 것은 명백한 당내 선거 개입”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대변인은 “같은 당 소속 전 의원을 연일 깎아내리며 궁지로 내모는 의도를 모르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권성동 의원은 불출마시키고 나경원 전 의원은 주저앉혀 대통령의 꼭두각시 노릇을 할 당대표감을 고르고 있는 것 아닌가. 급기야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한 대변인은 “대통령이 한가하게 당대표 골라내기에 열중하고 있을 때 민생과 경제, 안보는 총체적 위험에 빠졌다”며 “윤석열 대통령은 정당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당내 선거 개입을 즉각 중단하고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바란다. 지금처럼 ‘윤심’ 정치에만 몰두한다면 성난 민심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나 전 의원이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을 통해 윤 대통령에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시간도 채 되지 않아 대통령실이 부인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동아닷컴과의 통화에서 “김 실장에게 나 전 의원이 사의를 표명한 것이 맞느냐고 물었는데 ‘들은 바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실장은 나 전 의원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바가 없으며, 해당 보도 이후 재차 확인했으나 같은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권 지지자를 상대로 한 차기 당 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전 의원은 최근 당권에 도전할 뜻을 내비치면서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었다.
나 전 의원은 이날 사의 표명과 별개로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