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6일 검찰 조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을 나서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14일 김 씨가 자해를 시도해 조사가 중단된 지 23일 만에 그를 다시 불러 조사에 나섰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만배 씨가 언론계 인사들과 억대의 돈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한겨레신문 간부급 A 씨는 9억 원을 받았는데 본인은 “빌린 돈”이라고 주장한다. 이 신문은 7일 A 씨와 김 씨 간 금전 거래 규모가 6억 원이라며 사과문을 게재했다가 3억 원이 추가로 드러나자 10일 A 씨를 해고하고 편집국장과 경영진도 사퇴한다는 내용의 2차 사과문을 냈다.
중앙일보 간부는 김 씨에게 8000만 원을 빌려준 뒤 9000만 원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일보 간부는 1억 원을 받은 것으로 밝혀졌는데 차용증을 썼으며 원금을 상환하고 이자도 지급했다고 해명했다. 주요 일간지 논설위원, 경제지 기자, 민영 뉴스통신사 간부 출신 기자들은 퇴직 후 김 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의 고문과 홍보실장을 지내며 수천만 원을 급여로 받았다. 채널A 기자는 명품 운동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김 씨와 골프장에서 어울리며 100만 원이 넘는 현금이나 상품권을 받아 쓴 기자도 수십 명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대장동 게이트와 같은 비리가 발생하지 않도록 권력을 감시하는 것이 언론의 역할이다. 그런 언론이 감시와 견제 대상인 로비 업자와 석연치 않은 돈거래를 하거나 부당한 금품을 받은 의혹으로 줄줄이 구설에 올랐다. 부끄럽고 참담한 일이다. 더구나 ‘가짜 수산업자 사건’으로 조선일보 TV조선 중앙일보의 전현직 중견 언론인들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것이 불과 두 달 전이다.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주요 언론사도 예외가 아니니 언론계 전체의 신뢰의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