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출석] 해외 도피 8개월만에 붙잡혀 양선길 現회장도 같은 장소서 검거
김성태, 쌍방울 현 회장과 골프장서 붙잡혀 10일(현지 시간)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오른쪽)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 CBS 노컷뉴스 제공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5월 해외로 출국해 8개월째 도피 생활을 이어오던 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10일(현지 시간) 태국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키맨’으로 꼽히는 김 전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검찰 수사에 새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태국 빠툼타니 골프장에서 이날 태국 경찰청 산하 이민국에 의해 체포됐다. 김 전 회장보다 먼저 해외로 도피했던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도 같은 장소에서 붙잡혔다. 태국 수사당국은 한국 측에 김 전 회장의 체포 소식을 알렸고, 검찰 역시 이날 오후 김 전 회장 검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검거 소식을 확인하고 즉시 태국 현지 수사당국과 김 전 회장 송환 절차 조율에 착수했다. 앞서 수사팀은 김 전 회장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외교부를 통해 여권도 무효화했다.
검찰은 수사기밀 유출에 연루된 수사관을 구속 기소하고,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쌍방울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3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건넨 사실을 포착해 이 전 부지사와 방모 쌍방울 부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이 태국에서 재판 없이 한국에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이르면 이달 말 송환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태국 파타야에서 붙잡힌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이자 김 전 회장의 매제인 김모 씨처럼 태국 법원에 한국 송환을 거부하는 절차를 밟을 경우 송환까지 5∼6개월가량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