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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이재명 구속영장 검토… 이재명 “답정 기소 명백” 반발

입력 | 2023-01-11 03:00:00

제1야당 대표 檢출석 12시간 조사
성남FC 후원금 의혹 피의자 신분
李, 檢에 6쪽짜리 진술서 제출
조사뒤 “법정서 진실 가려질 것”



“쫄았습니까”라는 시민에… 이재명 ‘쉿’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가 입에 손을 갖다 대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10일 경기 성남시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앞에서 이 대표가 입장문을 읽기 전 한 시민이 “목소리가 작습니다. 쫄았습니까”라고 말하자 이런 반응을 보인 것. 이날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는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현장에는 민주당 지도부 등 현직 의원 41명이 동행했다. 왼쪽부터 박홍근 원내대표,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 이 대표, 장경태 정청래 최고위원. 성남=사진공동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10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답정(답이 정해진) 기소”라며 “정치 검찰이 파놓은 함정에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날 밤 12시간 가까이 진행된 조사를 마치고 나서면서는 “어차피 기소할 것이 명백하고 조사 과정에서 그런 점들이 많이 느껴졌다. 결국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가운데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 중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 포토라인에서 미리 준비해 온 2300자 분량의 입장문을 10분가량에 걸쳐 읽으며 “검찰 소환이 유례없는 탄압인 이유는 헌정사상 최초의 야당 책임자 소환이어서가 아니라 이미 수년간 수사를 해서 무혐의로 처분된 사건을 다시 끄집어내서 없는 죄를 조작하는 사법 쿠데타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제1야당 대표가 검찰의 출석 요구에 응해 조사를 받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은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고, 노무현 대통령은 논두렁 시계 등의 모략으로 고통당했다”며 “이분들이 당한 일은 사법 리스크가 아니라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였다”고도 했다.

이날 현장엔 민주당 의원 41명을 비롯해 지지자 600여 명이 모여 이 대표를 배웅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정치기획, 보복 수사라고 규정하고 이 자리에 함께 온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2015∼2018년 네이버, 두산건설, NH농협은행 등 관내 기업들로부터 160억여 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 기업들에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변경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제3자 뇌물)를 받고 있다. 성남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유민종)는 지난해 9월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이었던 A 씨를 기소하며 공소장에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수감 중)을 ‘공모자’로 적시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오후 10시 40분까지 이 대표를 상대로 축구단 인수와 유지라는 ‘정치적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정한 청탁을 한 것은 아닌지, 불법성을 인식하고 있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바로 조사를 받겠다고 하면서 검찰 지휘부와의 ‘차담회’는 갖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조사에 6쪽짜리 A4용지 진술서를 갖고 와 검찰의 질문에 “진술서로 갈음한다” “진술서 외에는 말 못 한다” “드릴 말씀이 없다” “모르겠다” 등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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