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말 한국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들이 이란에서 북한으로 전달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선임국장은 10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달 말 군사분계선을 넘어 서울 등 한국 영공을 수시간 비행하고도 한국 군에 격추당하지 않은 북한 무인기들이 이란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고스 국장은 “북한은 1990년대부터 무인기 기술을 연구해왔지만 최근 우리가 본 것과 같은 비행시간과 회피 능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따라서 북한은 오랫동안 국방기술 협력국인 이란으로부터 받은 무인기나 무인기 기술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한국 공군이 무인기들을 추적하기 어려웠던 점을 감안하면 비행 중에 경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며 “이란 무인기들은 공중에서 경로를 수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스 국장은 “이란은 샤혜드(Shahed)-136 등 자폭 무인기와 모하제르(Mohajer)-6와 유사한 정찰과 공격용이 합쳐진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무인기들은 비행시간이 길고 러시아의 위성항법시스템(Glonass GPS) 또는 심지어 미국의 위성항법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랜드연구소(RAND)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RFA에 북한이 이란에서 무인기 기술을 얻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 무인기가 추락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에는 무인기가 추락하거나 격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는 확인할 수 없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 안보정책센터의 스티븐 브라이엔 선임연구원 역시 홍콩의 아시아타임즈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의 이란제 무인기 사용은 한국 내 미군기지가 새롭고 중대한 위험에 노출됐다는 뜻이라며 미국 전략자산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란 무인기를 사용한 것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미국이 최근 발표한 이란 무인기 제조사에 대한 제재가 이란과 러시아뿐 아니라 북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해 11월과 지난 6일 러시아 군이 사용하는 무인기를 생산하는 이란의 샤히드 항공산업 연구센터와 이란 무인기 공급업체 ‘쿠드스 항공산업’(QAI)의 경영진 2명과 이사 4명 등을 제재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