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는 올 시즌 개막과 함께 미들블로커 김재휘(30)의 시즌아웃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김재휘가 대동맥류 확장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전력에도 먹구름이 꼈다. 게다가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던 베테랑 하현용(41)마저 시즌 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로 떠나보낸 상태였다.
우리카드 이상현(오른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근심에 빠졌던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을 미소 짓게 하는 이가 있다. 바로 우리카드의 2년 차 미들블로커 이상현(24)이다.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이상현은 데뷔 첫 시즌 19경기 58세트에서 57득점 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부상이던 하현용을 대신해 개막전부터 선발 출격해 7득점 하며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두 번째 시즌에는 팀의 전 경기에 출전하며 제1 미들블로커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속공 기록이다. 10일 현재 이상현은 속공 성공률 63.33%로 남자부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 한국전력 신영석(37·성공률 67.5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한 때 부문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블로킹은 세트당 0.329개 13위로 리그 최정상급은 아니지만 라운드가 지날수록 블로킹 어시스트가 늘어나는 등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남들보다 늦은 고등학교(인하대부속고) 1학년 때 운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대학에서도 저학년 때 주전 자리를 꿰차는 등 성장 속도가 빠르다. 키 200㎝의 장신이면서도 큰 키에 비해 점프, 스피드가 좋다는 평가다.
1999년생 동갑내기 중에서 대한항공 임동혁, 한국전력 임성진, 우리카드 김지한 등 날개 공격수들이 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상현이 이들과 함께 차세대 미들블로커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우리카드가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캐피탈에서 키 205㎝의 미들블로커 박준혁(26)을 영입하면서 이상현과 함께 젊은 장신 듀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우리카드 팬들의 즐길 거리다.
우리카드 이상현(오른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