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속공 2위 ‘눈도장’ 찍는 2년차 미들블로커 이상현

입력 | 2023-01-11 13:48:00


프로배구 남자부 우리카드는 올 시즌 개막과 함께 미들블로커 김재휘(30)의 시즌아웃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무릎 부상으로 재활 중이던 김재휘가 대동맥류 확장으로 수술대에 오르게 되면서 전력에도 먹구름이 꼈다. 게다가 주전 미들블로커로 활약하던 베테랑 하현용(41)마저 시즌 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로 떠나보낸 상태였다.

우리카드 이상현(오른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근심에 빠졌던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을 미소 짓게 하는 이가 있다. 바로 우리카드의 2년 차 미들블로커 이상현(24)이다. 지난 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4순위로 우리카드 유니폼을 입은 이상현은 데뷔 첫 시즌 19경기 58세트에서 57득점 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부상이던 하현용을 대신해 개막전부터 선발 출격해 7득점 하며 눈도장을 찍기도 했다.

두 번째 시즌에는 팀의 전 경기에 출전하며 제1 미들블로커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속공 기록이다. 10일 현재 이상현은 속공 성공률 63.33%로 남자부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 한국전력 신영석(37·성공률 67.59%)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한 때 부문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속공 활약에 힘입어 득점(115점)에서도 리그 전체에서는 27위지만 미들블로커 중에서는 신영석(177점), 대한항공 김민재(157점), 김규민(127점)에 이어 4번째다. 세터 황승빈(31)과 영상 분석에 몰두하며 좋은 공격 타이밍을 찾아간다는 설명이다. 

블로킹은 세트당 0.329개 13위로 리그 최정상급은 아니지만 라운드가 지날수록 블로킹 어시스트가 늘어나는 등 나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남들보다 늦은 고등학교(인하대부속고) 1학년 때 운동을 시작하긴 했지만, 대학에서도 저학년 때 주전 자리를 꿰차는 등 성장 속도가 빠르다. 키 200㎝의 장신이면서도 큰 키에 비해 점프, 스피드가 좋다는 평가다. 

1999년생 동갑내기 중에서 대한항공 임동혁, 한국전력 임성진, 우리카드 김지한 등 날개 공격수들이 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이상현이 이들과 함께 차세대 미들블로커로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우리카드가 최근 트레이드를 통해 현대캐피탈에서 키 205㎝의 미들블로커 박준혁(26)을 영입하면서 이상현과 함께 젊은 장신 듀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우리카드 팬들의 즐길 거리다.

우리카드 이상현(오른쪽).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그러나 정작 신영철 감독은 “좋아지긴 했지만 좀 더 프로팀에 맞는 배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가야 할 길이 멀다”라며 칭찬에 인색한 모습이다. 현실에 안주하기보단 보다 성장 가능성을 터뜨리길 바라는 마음이 담긴 결과다.

강홍구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