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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협 면접관 “예쁘네, 춤춰봐” “키·몸무게는?”

입력 | 2023-01-11 15:34:00

게티이미지


신용협동조합 채용 면접에서 여성 지원자에게 춤과 노래를 지시하고 지원자의 외모를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모 지역 신협 최종 면접에서 여성 응시자 A 씨는 면접위원들에게 “키‧몸무게가 몇이냐” “OO과라서 예쁘네” “OO과면 끼 좀 있겠네” “춤 좀 춰봐” 등의 발언을 들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A 씨는 면접위원들이 노래와 춤을 강요했다고도 주장했다.

면접위원들은 인권위에 긴장을 풀라는 차원에서 “이쁘시구먼”이라고 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력서에 키와 몸무게가 적혀있지 않아 물어봤다”며 “노래와 춤 역시 강요한 게 아니라 자신감을 엿보기 위해 노래를 할 수 있는지 물어보면서 율동도 곁들이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직무와 관계없는 질문이 차별적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면 면접위원 의도와 무관하게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달 29일 신협중앙회장에게 채용 지침 보완 등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하라고 권고했다.

인권위는 “직무에 대한 질문보다 외모와 노래·춤 등과 관련한 질문에 상당 시간을 할애한 건 여성에게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기대하고 부여하는 성차별적 문화 혹은 관행과 인식에서 비롯된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면접대상자와 면접위원의 위계관계를 고려할 때 면접자는 선뜻 문제를 제기하기 어렵고 요구를 거절할 경우 불이익이 돌아올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라며 “진정인이 당혹감과 모멸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채용할 때 직무 수행에 필요하지 않은 용모·키·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해서는 안 된다. 인권위법도 성별을 이유로 고용에서 특정인을 배제·구별하는 행위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고 본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