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이제는 OUT!]〈12〉 웹툰은 3편 중 2편에 담배 장면 미디어 노출 제한규제 강화해야
최근 3년간 국내에서 공개된 영화와 드라마 2편 중 1편꼴로 담배가 등장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소년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은 웹툰의 경우 흡연 장면 노출 비율이 3분의 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등급이 ‘전체 관람가’인 작품에서도 흡연 장면이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미디어 속 무분별한 흡연 장면 노출이 청소년의 모방 흡연으로 이어질 경우 청소년 흡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개발원은 2019∼2021년 공개된 영화 272편, 드라마 78편, 웹툰 152편을 대상으로 담배가 노출되거나 흡연 장면이 묘사됐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영화의 49.6%, 드라마의 60.3%에서 담배가 등장했다. 웹툰은 담배, 흡연 노출 비율이 64.5%로 더 높았다.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아동청소년 콘텐츠에서도 흡연 장면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사 대상 중 연령 등급이 ‘전체 관람가’로 분류된 웹툰은 총 64편이었는데, 이 중 절반에 가까운 30편(46.9%)에서 담배가 등장했다. ‘12세 이상 관람가’ 웹툰의 경우 담배 등장 비율이 83.3%에 이르렀다.
영화에서도 청소년 흡연이 등장하는 장면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19년 공개된 영화에서는 흡연자가 청소년인 비율이 2.2%였는데, 2021년에는 5.6%로 늘었다.
미국 월트디즈니사는 2015년부터 PG-13(국내 기준 12세 관람가에 해당) 이하의 콘텐츠에서 흡연 장면이 등장할 경우 영상 시작 전 경고 문구를 삽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방송사가 담배 장면을 ‘블러(모자이크)’ 처리하는 등 자정 노력을 하고 있지만, 미디어 속 담배 노출을 제한하는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개발원 관계자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경우 TV 등 기성 매체에 비해 관련 가이드라인이 특히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