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지난달 첩보 입수해 추적 끝 체포… 이르면 이달 중 국내 송환 가능성 임직원, 김치 등 공수하며 도피 지원 이화영에 뇌물 준 증거 삭제 지시도
○ 도피 도운 쌍방울 임직원 6명 구속영장 청구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9일 쌍방울 부회장 김모 씨를 포함해 임직원 6명에 대해 증거인멸 및 범인도피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중 부회장 김 씨는 김 전 회장의 친동생이다. 또 김 전 회장과 폭력조직에 함께 몸담은 경력이 있는 임원을 포함한 임원급 3명과 차장급 실무진 2명도 영장 청구 대상에 포함됐다.검찰은 이들이 쌍방울의 주요 의사결정을 이끄는 핵심 관계자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5월 24일 검찰 수사관 출신인 쌍방울 임원 지모 씨가 현직 수원지검 수사관으로부터 쌍방울에 대한 수사기밀을 빼내 오자 이를 접한 후 그룹의 각종 비리가 담긴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김 전 회장을 해외로 도피시키는 것에도 관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31일 싱가포르로 출국한 후 태국에 머물며 최근까지 해외 도피를 이어왔는데, 이들은 모두 지난해 6월 이후 태국을 한 차례 이상 방문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이 도피자금을 운반하며 김 전 회장의 체류비용을 지원하고 수시로 김치, 생선, 참기름 등 한국 음식을 태국 현지로 공수한 것으로 파악했다. 지난해 7월에는 김 전 회장의 생일을 맞아 쌍방울 계열사 소속 유명 가수가 생일 축하 파티를 위해 태국으로 출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 김성태, 이달 중 한국 송환 가능성
김 전 회장 체포까지는 경찰의 역할도 컸다. 10일 오후 5시 반경(현지 시간)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이 체포된 골프장은 태국 방콕 중심부에서 40, 50km 떨어진 지역에 있다. 한인 거주 지역과 다소 거리가 있어 수사망과 교민들의 눈을 피하기 좋은 장소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태국 경찰을 통해 김 전 회장 동선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경찰 주재관이 ‘김 전 회장을 본 적 있다’ ‘특정 인물과 잘 어울려 다닌다’ 등의 제보를 받은 것이다. 제보를 통해 압축된 장소 3, 4곳에 김 전 회장이 체포된 골프장도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