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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최근 들어서 경기 용인 등 수도권과 울산 동구 등 광역시 지역에서도 노인인구 증가가 급속도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도시권 지역에서도 정주 여건 개선이나 확충, 노인 일자리 창출, 생애주기별 맞춤지원 등과 같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 2025년이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는 한국
12일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017년 8월에 전체 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율이 14%를 넘어서며 고령사회로 분류됐다. 또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40년에는 노인인구가 전체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국제연합(UN)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고령화는 노년부양비 증가와 노인빈곤문제 등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보건의료나 복지, 도시환경 및 주거환경 개선 등과 관련한 분야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수 있어, 이에 대비한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
● 전국 시군구 4곳 중 1곳, 노인인구 늘지만 총인구는 급감
지역별 상황을 보기 위해 전국 229 시군구별 2000년 대비 2021년 노인인구수와 총인구수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 노인인구비율 증가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뉘었다. 즉 노인인구수가 늘어나고 총인구수는 줄어드는 경우와 노인인구수와 총인구수 모두 늘지만, 노인인구수 증가 속도가 더 빠른 경우이다. 보고서는 이를 9개 유형으로 세분화했다. 노인인구수 증가를 빠름-보통-느림의 3단계로, 총인구수는 증가와 감소 보통과 감소 빠름 등 3단계로 각각 나눠 조합했다.
그 결과 전체 시군구 가운데 가장 많은 60곳(26.20%)이 노인인구 증가속도는 느렸지만 총인구 감소는 빠르게 진행 중인 상태였다. 강원 고성·정선·영월군, 서울 종로구, 경북 영주시, 대구 중구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들 60곳 가운데 서울 종로구와 대구 중구를 제외한 나머지 58곳은 행정안전부가 최근 지정한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포함돼 있었다.
● 노인인구 증가속도 전국 1위는 경기 용인
서울 종로구 한 공원에서 노인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1위를 차지한 경기 용인시의 경우 2000년 대비 2021년 노인인구가 무려 607.1% 증가했다. 용인시 전체 인구수는 같은 기간 174.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에서 노인인구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0년 5.4%에서 2021년에는 14.0%로 껑충 뛰었다.
비수도권지역 중에서는 경남 양산시(381.3%·7위)와 대전 유성구(346.4%·10위)가 10위 안에 포함됐다.
반면 노인인구 변화율이 작은 하위 10개 시군구는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느린 대신 총인구 감소는 빠르게 진행되는 지역들이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에서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크게 증가했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었다.
1위를 차지한 경남 남해군이 대표적이다. 이 기간 노인인구 증가율은 31.5%에 머물렀고, 총인구수는 오히려 29.3% 줄었다. 이로 인해 노인인구비율은 2000년 20.9%에서 2021년에 38.9%로 18.0%포인트(p) 증가했다.
● 총인구 대비 노인인구 증가배율 1위는 울산 동구
노인인구 증가 속도와 총인구 증가 속도를 비교하기 위해 노인인구 증가 배율을 총인구 증가배율로 나눈 결과도 눈길을 끈다. 전체 229개 시군구 가운데 2곳을 제외한 나머지 전 지역에서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총인구 증가속도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증가속도가 빠른 상위 지역들이 주로 서울과 광역시에 속해 있었다. 1위는 울산 동구로 총인구 대비 노인인구 증가 배율이 5.1에 달했다. 이는 노인인구 증가속도가 총인구 증가 속도에 비해 5.1배 빠르다는 의미이다.
이어 부산 사상구(4.7), 대구 서구(4.5), 울산 중구(4.1), 부산 영도구(4.1), 울산 남구(4.1), 부산 북구(4.0%)·사하구(3.9), 서울 금천(3.9)·구로구(3.9)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분석결과는 노인인구 증가의 심각성이 농산어촌지역이나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된 일부 지역뿐만 아니라 대도시권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문제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 대도시권 환경에 맞는 초고령화 대응 정책 필요
연구원은 이와 관련 “2000년 대비 2021년의 노인인구 증가 속도가 총인구 증가 속도보가 3배 이상 빠른 상위 25% 지역의 대부분이 서울과 광역시에 위치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도시권 지역들도 현재는 다른 시군구에 비해 노인인구비율이 낮더라도 조만간 고령화로 인한 문제 발생 가능성이 큰 만큼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대도시권 지역에서도 정주 여건 개선 및 확충이나 노인 일자리 창출, 생애주기별 맞춤 지원, 지역사회 인식 개선 등과 같은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정책적인 대응 방안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대도시권은 도로나 대중교통, 의료시설 등과 같은 사회기반시설은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는 점을 고려해 비수도권 중소도시나 군 지역의 노인 정책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