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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요리사 프리고진 러시아 국방장관 노리나

입력 | 2023-01-12 13:03:00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년이 다 돼 가면서 용병그룹 책임자가 러시아 전쟁을 대표하는 인사로 부상했다. 바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으로 와그너용병그룹을 설립해 아프리카 등지에서 악명을 떨친 예프게니 프리고진이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와 CNN은 11일 프리고진이 국방장관이 되려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패배를 거듭해 온 러시아군의 실패를 강조하면서 러시아 엘리트들을 비난해온 프리고진이 러시아의 권력구도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말한다.

프리고진은 최근 몇 달 동안 스스로를 러시아에 없어서는 안 되는 군사지도자로 자리매김하면서 러시아 국방부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또 수천 명의 죄수들을 용병부대에 합류시켜 러시아군 서열을 흔들고 훈장을 받고 전사자 묘지를 방문하면서 자신이 가장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는 전선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홍보해왔다.

프리고진은 이번 주에도 러시아군이 거둔 최대 승리를 가능케 한 인물로 스스로를 내세웠다. 우크라이나 동부 솔레다르를 점령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완전군장 차림의 프리고진은 솔레다르 소금광산이라는 곳에서 자신의 부대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다. 프리고진은 솔레다르를 완전히 점령했으며 순전히 자신의 공로라고 주장했다.

프리고진은 텔레그램으로 공개한 음성 메지지에서 “와그너 그룹 전사들 이외에 어떤 부대도 솔레다르 공략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의 부대원들 앞에서 “우리 내부의 관료주의와 부패를 척결해야 우크라이나와 나토를 이길 수 있다. 부패한 관료들이 우리의 말을 듣지 않으려 하는 게 문제다. 저들은 새해를 맞아 샴페인을 마신다”고 했다.

그의 주장에 대해 우크라이나는 아직 솔레다르에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무엇보다 러시아 정부와 군이 프리고진의 주장을 배격하고 나서 주목된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 “솔레다르에서 전투중인” 부대가 정규군이며 솔레다르 점령이 중요하지만 큰 대가를 치른 전술적 성공일 뿐 전환점이 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와그너 용병그룹과 러시아군 사이의 갈등이 표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전문가들은 러시아군의 패배가 거듭되면서 푸틴의 신뢰를 얻기 위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달 와그너그룹은 러시아군 지휘관들이 탄약을 제공하지 않아 용병그룹 군인들이 전사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동영상을 배포했다. 이후 프리고진은 “따듯한 사무실에 앉아 있으면 전선의 문제점은 듣기 어렵다”고 러시아군 장성들을 비난했다.

또 지난주 프리고진과 관련된 유명 텔레그램 채널 ‘그레이 존(회색지대)’이 우크라이나군을 폭격해 600명을 사살했다고 밝힌 러시아 국방부의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불신했다.

한편 프리고진의 러시아군과 엘리트 비난 행보가 푸틴에 대한 도전은 아니다. 푸틴은 프리고진이 러시아 군 지휘부를 공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 프리고진은 람잔 카디로프 체첸 지도자와 함께 러시아의 공인된 말썽꾼들이다.

푸틴의 전 연설 작성자인 압바스 갈랴모프는 푸리고진이 솔레다르 점령을 강조하는 건 그의 정치적 야심을 보여주며 크렘린 외부 인사가 우크라이나 전쟁 실패를 기회삼아 측근 세력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갈랴모프는 프리고진이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을 몰아내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극우 세력들은 푸틴 측근인 쇼이구 장관이 우크라이나 전쟁 실패 책임이 있다고 비난한다.

갈랴모프는 “푸틴이 군의 성공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에 군의 효율을 제고할 인물을 국방장관에 앉히려 할 것”이라며 “예전에 프리고진을 국방장관을 시키는 건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최근 러시아에서는 어떤 일이든 벌어질 수 있다”고 페이스북에 썼다.

러시아 파일의 맥심 드루돌류보프는 “프리고진은 푸틴이 만들어낸 부기맨(bogeyman)이다. 엘리트들을 겁줘 말을 잘 듣도록 하는 역할”이라고 트윗했다.

프리고진에게 와그너그룹은 돈벌이인 동시에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이다. 푸틴에게 그런 프리고진은 비공식적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