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광주 붕괴 현장서 활약 ‘탑 독’ 소백이 은퇴…9년간 13명 구해

입력 | 2023-01-12 14:04:00

오는 13일 은퇴하는 119구조견 소백이. 소방청 제공


119구조견 소백이가 구조견을 은퇴하고 반려견으로서 제2의 삶을 살게 됐다.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는 오는 13일 영남119특수구조대 소속 구조견 소백이의 명예 은퇴식이 열린다고 12일 전했다. 래브라도레트리버 수컷 소백은 지난 9년간 총 223건의 재난현장에 출동해 119구조 13명의 생명을 구했다.

지난해 1월 11일 일어난 광주 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에서 이틀 만에 첫 번째 실종자를 발견하며 큰 활약을 했다. 이후 한 달간 날카로운 철근과 부서진 벽돌로 가득한 현장을 뛰어다니며 실종자 4명의 위치를 찾아냈다. 2019년 5월에는 경북 고령군 야산에 쓰러져있던 실종 노인을 찾아내기도 했다.

지난해 1월 광주 붕괴 사고 현장을 수색하는 소백이. 소방청 제공



각종 대회 등에서도 베테랑 구조대원으로 자격을 인정받아왔다. 소백이는 전국 119경진대회 최고 명예 탑 독(TOP DOG)에 선발되고 대한민국 의로운 반려동물 대상을 받기도 했다. 1급 복합 구조견 자격을 취득하기도 했다.

2016년 5월부터 활동 중인 소백이는 올해 9세의 고령견이다. 인간으로 치면 65세 이상의 노인으로 볼 수 있다. 소백이는 은퇴 후 새 가족을 만나 반려견으로 남은 견생을 보낼 예정이다.

조인재 소방청 중앙119구조본부장은 “국민을 위해 일생을 구조 현장에서 헌신해온 119구조견 소백이의 노고를 높이 칭찬하고 잊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는 무거운 사명감을 내려놓고 반려견으로서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19구조견들. 소방청 제공



소방청에 따르면 소백이 같은 119구조견은 전국에 총 35마리가 있다. 인간보다 1만 배 뛰어난 후각과 50배 뛰어난 청각으로 재난 현장을 돕는다.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인명구조, 화재탐지 등에 특수 훈련된 119구조견들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활동 중이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