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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발신번호→‘010’으로 조작해 보이스피싱 도운 일당 구속

입력 | 2023-01-12 15:46:00


전화 금융 사기(보이스피싱) 범행에 쓸 목적으로 국제 전화를 일반 휴대전화 번호로 조작한 일당이 붙잡혔다.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피해자에게 전화 또는 문자를 보낼 때 쓰는 전화번호를 일반 휴대전화인 것처럼 조작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위반)로 20대 남성 A씨 등 4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 3명은 이날 구속 송치됐고, 나머지 1명은 법원에서 전날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보이스피싱 조직 지시를 받고 휴대전화 수십 개에 타인 명의 USIM 칩(회선 개통에 쓰이는 IC카드)을 삽입하는 수법으로 해외 발신 국제전화를 국내 휴대전화번호 ‘010’으로 조작한 뒤 수수료를 챙긴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이들은 보이스피싱 콜센터가 피해자를 속일 때 쓰이는 전화 회선을 조작하는 중계기·휴대전화를 관리하는 이른바 ‘중계소 관리책’을 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두 일정한 직업이 없는 20대 청년으로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보안이 강화된 메신저 앱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며 일당 50만 원씩을 받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중 1명은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 역할을 하다 기소돼 형사 합의금을 마련하고자 ‘중계소 관리책’ 일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의 도움으로 해외 보이스피싱 조직은 조작한 전화 회선으로 ‘수사기관 사칭’ ‘대환대출’, ‘자녀사칭’ 등 수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여 4억여 원을 가로챈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광주경찰은 지난해 8월부터 중계기 단속 활동을 강화해 왔다. 이들이 ‘중계소’로 사용한 오피스텔, 원룸 등을 급습해 범행에 쓰인 휴대전화 202대, 불법 개통 유심칩 760개를 압수했다. 관련 검거자 7명은 모두 구속됐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또 다른 공범이 있는지 들여다보는 한편, 보이스피싱 조직 윗선을 쫓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희주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보이스피싱 조직은 ‘인터넷 모니터링 부업’, ‘재택 알바’ 등 고액 아르바이트를 빙자해 ‘중계소 관리책’을 모집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중계기 단말기를 원룸이나 차량 등에 설치해 보이스피싱 범행을 도왔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광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