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약 2년 동안 어머니의 시신을 빌라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40대 딸이 연금을 수령하기 위해 사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딸은 숨진 70대 노모의 명의로 매달 50~60만원 상당의 기초연금과 국민연금을 최근까지 받아 왔으며, 어머니 명의의 휴대전화를 해지시키지 않고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사체유기 혐의로 A(47)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11일 오후 10시19분께 B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넷째 딸의 112 신고를 접수한 뒤 간석동 소재 빌라로 출동했다. 당시 B씨는 안방에서 이불에 덮여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의 사망신고를 하면 연금을 더이상 받지 못할까봐 사망신고를 하지 않았고, 시신을 2년 동안 빌라에 방치했다”는 취지의 진술했다.
그는 사망한 어머니의 명의로 수령한 연금을 생활비 등에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기초연금 대상자로 2009년부터 연금을 받아왔다.
남동구청은 B씨가 사망신고가 되지 않아 지난달 23일까지 30만원의 연금을 지급했다. 또 B씨는 매달 20만~30만원의 국민연금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B씨 앞으로 매달 50만~60만원의 연금이 지급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에게 추가혐의를 적용하고 관할 구청은 B씨의 정확한 사망 시점을 확인하는 대로 부당 수령 금액을 파악해 환수 조치할 방침이다.
주거지에선 지난 2020년 8월께 어머니가 사망했다는 내용이 담긴 메모가 나왔다.
그는 “해당 메모는 자신이 직접 작성했고, 실제로 어머니는 그 시점에 사망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어머니에 대한 사망원인에 대해선 구체적인 진술을 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생전 6남매 중 셋째 딸인 A씨와 함께 지냈으며, 다른 가족들과는 왕래가 많지 않았다. 또 A씨는 사망한 어머니 B씨의 휴대전화를 해지하지 않고 사용한 흔적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가 B씨의 명의로 된 휴대전화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며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날 오후 2시께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인천=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