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현지시간) 태국 빠툼타니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CBS 노컷뉴스 제공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돕거나 각종 비리 의혹과 관련한 증거를 인멸시킨 혐의로 쌍방울 임직원 4명이 구속됐다.
13일 수원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인도피 혐의로 쌍방울 계열사 광림 임직원 A 씨 등 2명과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김 전 회장 동생 김모 씨와 그룹 관계자 B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판사는 “범죄가 소명되고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광림 임직원들은 2019년 직원 10명을 동원해 미화 64만 달러를 해외로 밀반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
A 씨 등 2명은 지난해 7월 태국의 한 가라오케에서 김 전 회장의 생일파티를 열어준 것으로 파악됐다. 생일파티에는 쌍방울 계열사 임직원 등 6명이 한국에서 들기름, 참기름, 과일, 생선, 전복, 김치 등을 담은 냉동 스티로폼 박스 12개를 들고 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1인당 양주 2병씩을 가져와 대접하고 유명 가수도 대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앞서 지난 9일 임직원 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법원은 이날 4명에 대해서만 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나머지 2명에 대해 “도주 및 증거 인멸의 염려 등 구속 사유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 두 사람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 조사를 받을 방침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태국 빠툼타니 골프장에서 현지 이민국에 의해 체포됐다. 그는 쌍방울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직전인 지난해 5월 말 싱가포르로 떠난 뒤 거처를 태국으로 옮겨 머무르고 있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