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건물주 손자’라던 이기영, 진짜였다…“상속은 못 받아”

입력 | 2023-01-13 13:02:00

검찰이 6일 경기 파주시 공릉천변 일대에서 택시기사와 동거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이기영(31)을 대동해 시신을 유기했다고 지목한 장소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동거여성과 택시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이기영이 재력가의 손자인 것은 맞지만 이를 상속받지는 못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13일 뉴스1은 지역사회 취재를 토대로 이기영의 할아버지는 교육자 출신으로 후학들을 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또 파주 일대에 땅부자이며 부동산 투자에 능해 건물 등을 소유한 재력가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다만 이기영은 재력가인 할아버지나 아버지로부터 별다른 재산을 물려받지 못했다고 한다. 재력가의 손자이자 아들인 것은 맞지만 어떤 연유로 생활고에 시달리는 신세였다는 설명이다.

이기영은 평소 주변인들에게 ‘건물주의 손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재력을 과시했다는 게 피해 여성 지인들의 증언이다.

하지만 이기영의 과거 음주운전 재판 판결문을 보면 그는 ‘생활고’ 등을 이유로 법정최저형을 받았다. 이기영은 또 2018년 한 여성과 이혼했던 기록도 있었는데 해당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이기영과 지내면서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기영은 전문하사관으로 재직하던 중에 음주운전 뺑소니 공무집행방해 범죄를 일으켜 징역형을 산 뒤 불명예 전역했다. 이후 대리기사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그 기간에도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돼 일자리를 잃었다.

이 때문에 ‘재력가의 손자’라는 콘셉트로 주변에 말하고 다니면서 호기심을 끌어 피해자들을 이용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기영은 지난달 20일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내자 상대 택시기사를 집으로 유인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됐다. 또 지난해 8월 집주인인 50대 동거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이기영의 진술을 토대로 시신이 유기된 것으로 추정되는 파주 공릉천 일대를 18일째 수색하고 있으나 별다른 성과는 아직 없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