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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 “트럼프, 북한 핵 공격하고 싶어 안달했다”

입력 | 2023-01-13 17:25:00


도널트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 불화로 인해 경질됐던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식 대북정책을 강력 비판했다. 사진은 2018년 6월 백악관에서 켈리 전 실장(오른쪽)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하는 모습.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북한에 대한 핵 공격과 선제 타격을 주장했다고 미 NBC 방송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이클 슈미트 뉴욕타임스(NYT) 기자는 켈리 전 비서실장 등과의 인터뷰를 담은 책 ‘도널드 트럼프 대 미국’에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논의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NBC는 전했다. 해병대 4성 장군 출신의 켈리 전 비서실장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까지 트럼프 행정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NBC가 입수한 발췌본에는 “(북한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위터보다 켈리 전 비서실장을 더 두렵게 한 것은 닫힌 오벌오피스(미 대통령 집무실) 문 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끊임없이 전쟁을 원한다고 말했다는 사실”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용감하게도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논의했으며 만약 그가 그런 조치를 취하면 행정부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비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했다.

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핵 선제공격 발언은 2017년 9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는 가운데 나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시 유엔 총회 연설에서 “동맹국에 대한 도발이 계속되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켈리 전 비서실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우리 소행으로 지목되는 것을 막기 힘들 것”이라고 반대한 뒤 미군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충돌로 인한 예상결과를 보고하게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예상 사상자 수에 대한 논의에도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으나 켈리 전 비서실장이 경제적 후폭풍을 지적하자 한동안 북한 선제공격에 대한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고 슈미트 기자는 책에서 언급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후 다시 켈리 전 비서실장에게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통한 전쟁 가능성을 주장했으나 “선제 타격을 위해선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켈리 전 비서실장의 지적에 짜증을 냈다고 슈미트 기자는 책에서 주장했다. 이에 앞서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8년 1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한반도에 있는 주한미군 가족 등 미국인의 전원 철수를 지시했다 철회했다.

책에는 켈리 전 비서실장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설득해 핵 충돌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켈리 전 비서실장은 2020년 2월 한 강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북한 비핵화 노력은 별 효과가 없었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동안 우리를 갖고 노는 것 이외에는 어떤 것도 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외교를 비판하기도 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